＂녹화사업중 숨진 한희철씨 가혹행위 등 비관 자살한것＂

1983년 군 초소 근무중 숨진 서울대생 한희철씨(당시 22세)가 80년대 초 운동권 학생들의 강제징집 및 프락치 활용공작인 이른바 ‘녹화사업’ 과정에서 받은 가혹행위 등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韓相範)는 26일 “당시 한씨를 조사했던 국군보안사 녹화사업 전담 정훈장교로부터 ‘조사 도중 한씨를 둔기로 구타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한씨의 유서에 녹화사업 도중 받은 고문에 대한 두려움과 동료들을 배신한 데 대한 양심의 가책 등이 적혀있는 점으로 미뤄 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2년 입대한 한씨는 이듬해 10월 휴가 때 아는 사이인 수배자 신모씨의 위조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줄 것을 친구에게 부탁했다가 이 사실이 탄로나 보안사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이후 초소에서 근무하다 가슴에 실탄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