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차폭발]“평양시민 23일까지 폭발사고 전혀 몰라”

  • 입력 2004년 4월 25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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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평안북도 용천역 폭발사고의 낌새는 전혀 감지할 수 없었습니다. 23일 평양에서 출국할 때까지 일반 시민들은 용천역 사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윤구(李潤求·사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남산동 한적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22일 용천역에서 발생한 화물열차 폭발사고 당시 평양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총재는 “22일 밤 호텔에서 BBC뉴스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다음날 북한 조선적십자회 관계자들에게 계속 사고에 관해 물었으나 모두 대답을 피해 안타까웠다”고 술회했다.

그는 23일 저녁 조선적십자회 주최로 고려호텔에서 열린 만찬장에서 비로소 북측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만찬장에서 장재언(張在彦)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의 보좌관이 다가와 “놀랍게 큰일이 벌어졌다”고 말하며 거듭 사고였음을 강조했다는 것.

이 총재는 “북측으로부터 사고 당시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었고 전선이 지상으로 내려온 상태였다는 설명만 들었다”며 “테러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언급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총재는 “국제적십자연맹에 지원을 요청했다”는 장 위원장의 말을 듣고 “같은 민족의 문제인데 우리가 앞장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해 지원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 나갔다.

이 총재는 결국 장 위원장으로부터 사고경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지원 요청을 받았으며, 한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을 약속했다.

한적은 일단 구호물자를 실은 차를 육로로 용천까지 보낼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총재는 “물품 지원 외에도 화상전문의를 포함한 의료지원단 파견이 시급하다”며 “동포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한적은 24일 서울 본사에 ‘용천재해지원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구호물품과 성금 접수를 시작했으며 우선 컵라면 4200상자(10만개), 1.8L 생수 12개들이 850상자, 담요 3000장, 구급약품 3000세트, 운동복 3000벌 등 4억50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이번 주 초 사고현장에 보낼 계획이다. 한적은 방송 3사와 함께 ARS 모금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26일부터는 성금 모금 특별 생방송을 실시한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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