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방콕 차이나타운’에서 삶의 활기를 찾다

  • 입력 2015년 12월 1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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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흥이 어우러지는 관광지 ‘방콕 차이나타운’에서 삶의 활기를 찾다

▶ 방콕 차이나타운의 야경.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들이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 방콕 차이나타운의 야경.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들이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사람이 어울리는 모습이 볼거리가 되는 곳. 찬란한 네온간판은 시선을 사로잡고 다채로운 거리 음식은 미각을 감동시킨다. 둔해진 감각을 깨우고 일상의 자극을 심어주는 방콕 차이나타운에서 하루를 보냈다. 삶의 생동을 주워 담아 또 다른 출발점에 서기 위해.

에디터 김수석 포토그래퍼 황정태 협찬사 아일랜드마케팅(www.islandmarketing.co.kr)

목적지는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직항이 있기는 하지만 애써 경유지 한 곳을 선택한 이유는 경유지에서 누리는 즐거움이 휴양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휴양지라도 관광의 묘미를 포기하란 법은 없다. 단 하루의 체류 기간, 1분 1초도 아깝지 않을 야무진 경유지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국적이면서 태국적인 문화의 용광로

비행기를 타고 6시간. 겨울의 길목에서 다시 여름으로 회귀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11월의 방콕은 여름 날씨이기는 하나 아주 무덥지는 않아 관광 성수기로 분류된다. 방콕의 차이나타운은 방콕의 주요 시내 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힌다.

야오와라트 거리(Yaowarat Road)는 일본의 나가사키와 더불어 가장 오랜 역사의 차이나타운으로, 1700년대부터 중국 이민의 거리로 만들어졌다. 태국에는 실제 중국계 태국인들이 많고 태국의 중상류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가 태국의 관광산업에 종사하면서 리조트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니 방콕의 차이나타운을 세계 어디를 가나 있는 이민국 동네쯤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비록 차이나타운이기는 하나 이국적인 동시에 가장 태국적인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는 모습 그 자체가 풍경이다

여러 상점이 즐비한 방콕 차이나타운의 중심가인 야오와라트 거리는 1km 남짓 이어져 있다. 그리고 야오와라트 거리를 중심으로 사이사이에 시장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농산물을 판매하는 카오시장, 한약재와 일상용품을 파는 마이시장을 비롯해 수많은 금은방, 레스토랑, 낡은 주택 등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이곳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 자체가 가장 큰 볼거리이자 즐길 거리다. 물론 이곳에도 둘러볼 관광지와 문화유산은 있다.

▶‘왓 뜨라이밋’ 황금사원의 황금불상. 순금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황금 불상이다.
▶‘왓 뜨라이밋’ 황금사원의 황금불상. 순금으로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황금 불상이다.
대표적으로 ‘왓 뜨라이밋’ 황금사원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비싼 황금 불상이 있는 곳이다. 100% 순금으로 만든 거대한 황금불상의 위용이 장대하다. 하지만 정작 관광객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은 거대한 황금불상보다는 차이나타운의 밤거리를 수놓는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들이다.

▶무채색의 아파트 단지들과 복잡하게 뒤엉킨 전선들이 1950~60년대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무채색의 아파트 단지들과 복잡하게 뒤엉킨 전선들이 1950~60년대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본래 태국의 밤거리는 화려하기로 유명하지만, 차이나타운은 중국인의 배포와 생명력이 합쳐져 더욱 빛을 발한다. 많은 관광객이 그 화려함과 생기에 이끌려 해가 진 후 차이나타운을 찾는다.

하지만 낮에 둘러보는 차이나타운은 좀 더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밤의 차이나타운은 홍콩이나 대만의 밤거리를 연상케 하지만, 낮의 차이나타운은 1950~60년대 한국의 을지로 입구나 남대문시장을 떠올리게 한다.

페인트칠조차 하지 않은 무채색의 아파트 단지들과 복잡하게 뒤엉킨 전선들은 그저 ‘더불어 산다’는 의미에만 충실해 있다. 비싸고 안전하고 편리한가의 개념이 희미한 공간에서 이방인은 도리어 여유와 안식의 분위기를 느낀다.

스치듯이 버스가 매연을 내뿜으며 지나가고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차선이 무색하게 얽혀있으며, 세련미와는 거리가 먼 정신없고 허름한 분위기의 시장터이지만, 그곳에는 한국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우수와 소탈함이 있다. 그런 것들이 지나는 이의 발길을 잡고 거리에 놓인 과일 하나라도 더 살펴보게 만든다.


방콕 차이나타운 교통편

❶ 방콕 시내에서부터 택시를 탄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라면 교통체증 속에 갇힐 수도 있다.
❷ MRT 후아람퐁(Hualamphong)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


다채로운 먹거리의 천국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음식은 방콕 차이나타운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묘미이다. 가벼운 간식거리에서부터 샥스핀, 제비집 등 희귀한 음식까지 먹을 수 있는 야오와라트 거리를 걷다 보면 거리에 내놓은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밤에는 관광객이 주를 이루지만, 낮에는 식사시간에만 잠깐 문을 여는 골목 식당에서 태국 현지인들이 한 끼를 해결한다. 수많은 포스팅이 올라가 있는 유명 식당에서 먹는 식사도 즐겁겠지만,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아 현지인과 함께 먹는 식사는 좀 더 태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한다.

▶식사시간에만 잠깐 문을 여는 골목 식당.  현지 태국인들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한다.
▶식사시간에만 잠깐 문을 여는 골목 식당. 현지 태국인들이 간단하게 한 끼를 해결한다.
땅거미가 지고 네온사인에 하나둘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먹거리 포장마차들이 문을 연다. 쌀국수와 딤섬, 각종 과일주스 등 관광객을 유혹하는 수많은 먹거리 가운데 단연 인기가 높은 것은 야오와라트 거리의 씨푸드(Sea Food) 레스토랑이다.

노천 식당으로 이뤄진 씨푸드 레스토랑은 어디를 가나 인파가 몰려 기다리기 일쑤인데, ‘T&K 레스토랑’과 ‘Lek-Rut 레스토랑’이 특히 유명하다. 두 식당은 나란히 위치해있는데,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있는 식당이 ‘T&K 레스토랑’이고 빨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식당이 ‘Lek-Rut 레스토랑’이다.

▶(왼) T&K 씨푸드 레스토랑 (오) Lek-Rut 씨푸드 레스토랑
▶(왼) T&K 씨푸드 레스토랑 (오) Lek-Rut 씨푸드 레스토랑
이곳 씨푸드 레스토랑의 모든 메뉴가 인기 메뉴에 속하지만, ‘카레 게 요리’와 ‘구운 새우’, ‘새우볶음밥’이 한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단, 멋진 인테리어와 시원한 에어컨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것이 좋다. 이러한 부분만 감안한다면, 맛있는 씨푸드 요리를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재래식 시장골목
▶재래식 시장골목
다채롭고 이색적인 거리 음식의 향연은 군침 도는 놀라움을 자아내는데, 거리 음식 문화가 익숙지 않은 서양인들의 경우 감동의 폭이 더한 듯하다. 길게 늘어선 줄 가운데서 메뉴판을 보며 고심에 빠진 서양인들의 모습이 독특하다.

씨푸드 레스토랑에서 배를 채웠다면, 레스토랑 골목길에 즐비하게 늘어선 타이마사지샵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200~300바트(한화 6,000~9,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면, 지친 몸을 말랑하게 풀어주며 배부른 배를 소화시킬 수 있다.


부티크 호텔, 상하이 맨션

▶‘상하이 맨션’은 차이나타운이라는 도심의 환경과 근사하게 어울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상하이 맨션’은 차이나타운이라는 도심의 환경과 근사하게 어울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에디터가 방콕의 차이나타운에서 머문 속소이다. 저렴한 가격에 만족스럽고 품격 있는 숙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1930년대 상하이를 현대식으로 재현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부티크 호텔로 다소 혼잡할 수 있는 차이나타운 거리 한복판에서도 편안한 휴식을 준다.

차이나타운이라는 도심의 환경과 근사하게 어울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상하이의 정취를 꿈꾸게 한다. 전체적인 디자인 컨셉이 호화롭고 강렬함에도 촌스럽거나 어지러운 느낌 없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여독을 풀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료 미니바, 실크 가운, 고급 위생용품, 공동 휴게실에 구비된 간식들, 아름다운 장식과 아늑한 침대, 깊고 넓은 욕조 등이 투숙객에 대한 호텔 측의 세심한 배려를 나타낸다. 직원들의 친절도와 조식 서비스 역시 훌륭하다.

▶상하이 맨션의 재즈 공연이 밤의 흥취를 돋운다.
▶상하이 맨션의 재즈 공연이 밤의 흥취를 돋운다.
상하이 맨션은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도록 재즈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수준 높은 재즈 공연팀의 노래와 연주가 여행의 흥취를 돋운다. 상하이 맨션은 야오와라트 거리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 호텔을 나서는 순간 먹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난다. 앞서 소개한 ‘씨푸드 레스토랑’과 3분 거리에 있고 무료 셔틀을 제공하고 있어 편리하게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다.

방콕의 차이나타운을 라오스를 향하는 경유지로 선택한 이유는 휴양과 관광이라는 여행의 두 가지 목적을 모두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방콕의 차이나타운과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은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경비를 아끼면서도 여행 중에 기대하게 되는 반전의 매력과 인상적인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루앙프라방 직항보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서 잠시 머무를 것을 추천한다. 경유지에서 느끼는 짧고 강렬한 자극이 다음 행선지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숙소정보
상하이 맨션
ADD 79-481 Yaowarat Rd. Samphantawong, Bangkok ACCESS 차이나타운의 야오와랏 로드
TEL +66 (0)2-221-2121
레스토랑
런치 US $7, 디너 US $ 10
URL www.shanghaimansion.com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amede.net), 취재 김수석 기자(kss@egihu.com)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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