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팡 IHEP 연구원 인터뷰
中 차세대 중성미자 관측소 ‘주노’
두 달간 중성미자 질량 차이 측정
수십 년치 실험 데이터만큼 정확
중국 중성미자 검출기 주노(JUNO) 총괄 책임자 왕이팡 고에너지물리연구소(IHEP) 연구원. 왕이팡 연구원 제공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습니다. 건설만 10년이 걸렸습니다. 실험실 규모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것과 실제로 거대한 장치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며 ‘주노’를 완공했습니다. 주노가 향후 입자물리학 표준 모형에 대한 이해를 바꿀 수도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중국이 중성미자 연구를 위해 구축한 ‘장먼 지하 중성미자 관측소(JUNO·주노)’ 총괄 책임자인 왕이팡 고에너지물리연구소(IHEP) 연구원은 6월 말 본보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장먼 지하 중성미자 관측소(JUNO·주노)’에 설치된 광센서. JUNO Collaboration 제공주노는 지하 700m 공간에 설치된 거대 실험 장치다. 아직 질량 등 정체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우주의 기본 입자인 중성미자를 붙잡는 ‘덫’이다. 중성미자는 우주에 풍부하지만 질량이 매우 작고 주변과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유령 입자’라는 별명이 있다. 주노는 액체섬광체라는 특수 물질에 중성미자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빛을 광센서(PMT)로 감지한다.
주노 연구팀은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중성미자의 질량 차이를 정밀 측정한 실험 데이터를 공개했다. 약 두 달간 수집한 데이터만으로 수십 년간 다른 실험 장치에서 쌓은 데이터와 비슷한 정확도를 달성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검출기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왕 연구원은 주노의 기술적 어려움으로 기존보다 투명도를 향상한 액체섬광체, 검출 효율이 높은 대형 PMT 제작, 액체섬광체 2만 t을 담은 지름 35.4m의 초대형 아크릴 구체 건설을 꼽았다.
왕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매일 24시간 풀가동 중인 주노의 종합 성능은 설계 목표에 거의 근접했다. 향후 약 5년간 검출기를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주요 목표인 중성미자 질량 순서 규명에 집중한다. 중성미자의 종류는 현재까지 3종으로 알려졌지만 셋 사이의 질량 순서는 불확실하다.
약 5년 후에는 액체섬광체에 특수 원소를 첨가해 ‘이중베타붕괴’ 실험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중성미자가 그동안 이론으로만 제시된 ‘마요라나 입자’인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마요라나 입자는 반입자가 자기 자신인 입자를 말한다.
왕 연구원은 “주노가 향후 입자물리학 표준 모형에 대한 이해를 바꿀 수도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면서도 주노 실험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을 받으려고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건설 중인 일본과 미국의 차세대 중성미자 검출기와는 수행할 수 있는 실험에 차이가 있어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라는 설명이다. 일본 하이퍼 가미오칸데(Hyper-K)는 2027년 말 완공돼 2028년 초부터 본격 운영될 계획이다. 미국 듄(DUNE) 프로젝트는 2030년대 중반 가동이 목표다.
주노 건설은 일본 기업 하마마쓰 포토닉스가 사실상 독점하던 PMT의 자체 제조 능력을 확보했다는 성과도 있다. PMT는 중성미자 검출기뿐 아니라 다양한 광학 기반 실험 장치, 헬스케어 장비에 활용된다. 왕 연구원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연구원은 지난달 21∼26일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어바인)에서 열린 제32회 국제 중성미자 물리학 및 천체물리학 학술대회(Neutrino 2026)에 참석해 주노의 207일 치 데이터 현황을 공유했고 조만간 논문으로 낼 예정이다.
왕 연구원은 한국 입자물리학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실험 규모가 자릿수 단위로 커지지 않으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나아가려면 연구비 지원 기관이 투자를 대폭 늘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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