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학습은 경험에 의해 천천히 이뤄진다는 기존 가정과, 도파민이 학습 과정에서 하는 역할에 대한 기존 관점에도 의문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거의 모든 신경과학자들은 ‘동물은 수백 번 반복 훈련과 작은 보상을 통해 서서히 학습한다’고 가정해 왔다.
이에 더드먼 연구실 연구진은 보상의 크기가 학습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목이 마른 생쥐에게 과제를 성공했을 때 적은 양의 물을 여러 번 주는 대신 많은 양의 물을 몇 차례 보상으로 제공하자 학습 속도가 훨씬 빨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사람에게 군만두 하나를 주는 것과 자장면 한 그릇을 주는 정도의 차이”라고 비유했다.
기존 방식에서는 수천 번의 작은 보상을 통해 며칠 동안 훈련해야 했지만, 훨씬 더 큰 보상을 받은 생쥐들은 10번도 안 되는 보상만으로 하루 만에 과제를 학습했다.
개체 간 학습 속도 차이도 크게 줄었다.
작은 보상을 줄 경우 어떤 생쥐는 일주일 만에 과제를 익히고, 어떤 개체는 한 달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하지만 큰 보상을 받을 경우 대부분의 생쥐가 며칠 안에 비슷한 수준으로 학습했다. 이런 효과는 길 찾기, 운동 기술, 의사결정 등 여러 복잡한 과제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루크 코딩턴(Luke Coddington) 연구원은 “원래는 몇 주 동안 훈련시켜야 겨우 과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하루 만에 생쥐들이 과제를 완벽히 수행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큰 보상이 학습 속도를 높이는 세 가지 요소를 강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첫째, 한 번의 경험에서 배우는 양이 늘어났다. 둘째, 하루 동안 배운 내용을 다음 날까지 더 잘 유지했다. 셋째, 학습 과정 전체에 더 적극적으로 몰입했다.
이 과정의 핵심에는 도파민이 있었다. 도파민은 학습과 동기 부여를 조절하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다.
연구진은 보상이 클수록 도파민 반응도 더 커졌고, 특히 도파민 신호가 더 오래 지속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파민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작은 보상을 받은 생쥐에게 인위적으로 도파민 지속 시간을 늘리자 학습 속도도 빨라졌다. 도파민 신호가 오래 지속되면 동물들이 매번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과제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큰 보상은 개체 간 학습 효율 차이를 상당 부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진은 과제 몰입도가 개체 간 학습 속도 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코딩턴 연구원은 이를 ‘교실 속 모든 아이들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상태’에 비유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신경과학 연구 방법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큰 보상을 사용하면 훈련 시간과 개체 간 차이가 줄어들어 학습 과정을 더 쉽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연구는 생쥐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과제도 학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는 앞으로 학습과 인지 기능 연구에서 지금까지 접근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질문들을 탐구할 수 있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생쥐 대상 실험으로, 사람의 학습 과정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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