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환자 중심 고도화… 암-중증 거점병원 도약 목표”

  • 동아일보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 인터뷰
암-중증 진료 중심 신관 건립 추진… 치료 단계별로 세분화해 협진 강화
환자 위험 알려주는 AI 시스템 적용… 내년 2월 로봇 수술기 ‘다빈치 5’ 도입

고려대 안산병원 전경.
고려대 안산병원 전경.
고려대 안산병원(병원장 서동훈)이 암·중증질환 진료 중심의 신관 건립과 첨단 장비 확충을 골자로 한 ‘마스터플랜’을 추진하며 치료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은 마스터플랜을 통해 병원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구체화하고 중증질환 치료 역량 강화, 필수 의료 확대를 기반으로 경기 서남부 핵심 거점 병원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은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신축이 아니라 의료의 방향을 환자 중심·미래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과정”이라며 “경기 서남권의 중증·필수 의료를 견인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국가 의료 혁신에 이바지하는 병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서동훈 고려대 안산병원장은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신축이 아니라 의료의 방향을 환자 중심·미래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과정”이라며 “경기 서남권의 중증·필수 의료를 견인하고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국가 의료 혁신에 이바지하는 병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제공
서 원장을 만나 신관 건립의 주요 내용과 스마트 진료 환경 구축, 첨단 장비 도입 계획, 연구중심병원 인증 이후 변화 등 마스터플랜의 구체적 청사진을 들었다.

―이번 마스터플랜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가.

“마스터플랜의 목표는 결국 ‘더 좋은 병원’을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것만이 아니라 환자가 더 편안하고 중증 외상처럼 위중한 상황에서 ‘안 되는 것이 적은 병원’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안산병원은 개원한 지 40년이 지나 연구 기반은 많이 확충됐지만 외래 시설은 노후화돼 환자 동선이나 진료 효율에서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신관을 통해 기존의 진료과 중심 구조를 환자 중심 구조로 재편하려고 한다. 환자의 흐름에 맞춰 진료·검사·협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외래 진료실, 검사실, 대기 공간 등 전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환자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의료진 업무가 특정 시점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하는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기존 본관에서는 구현이 어려워 신관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신관은 암·중증질환 중심으로 계획돼 있다. 환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신관 건립은 암센터를 단순히 옮기는 작업이 아니다. 암 치료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많은 병원에서 질환별 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외과를 먼저 봐야 하는지, 내과가 먼저인지’ 환자도 의료진도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신관에서는 암을 질환별, 치료 단계별로 세분화해 외과·내과·방사선·병리·재활이 한 공간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공간을 인접하게 만든다고 저절로 협진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료과별 업무 분담과 역할 조정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환자는 ‘어디로 가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신관에서 진단-검사-수술-항암-방사선-재활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해결한다. 암 환자에게 특히 중요한 치료 연속성과 내원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신관에 적용될 스마트·인공지능(AI) 진료 환경은 어떤 모습인가.

“첫 단계는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다. 본관은 진료가 진행 중인 건물이어서 큰 변화를 주기 어렵지만 신관은 처음부터 스마트 병원 구조를 염두에 두고 설계하고 있다. 환자의 위치와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처방·검사 대기 시간을 자동 조절하며 AI가 환자의 위험 신호를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한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은 모니터링과 자동화 기술이 중요한 공간이기 때문에 예측 기반 운영 모델을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이런 변화는 환자 대기 지연을 줄이고 의료진의 반복 업무 부담을 덜어준다. 결국 환자 안전과 진료 효율이 함께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내년 도입되는 최신 로봇 수술기 다빈치 5와 고정밀 방사선 치료기는 어떤 변화를 가져오나.

“내년 2월 도입되는 다빈치 5는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최초로 도입되는 모델이다.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능이 있어 집도의가 조직의 강도와 반발감을 실제로 느끼며 절개·봉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로봇수술이 필요한 영역은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에서는 로봇의 장점이 확실하다. 주니어 의료진의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또 내년 초 병원이 고정밀 방사선 치료기 1대를 추가 확보하면 총 3대를 운영하게 된다. 암 환자의 치료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더욱 촘촘한 정밀 방사선 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 암 환자들이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스터플랜의 투자 규모와 추진 일정을 설명해 달라.

“현재는 설계 단계이며 신관 용지 매입을 내년 2월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사전 검토를 진행해 왔고 설계-착공-완공-운영 순으로 단계별 추진 일정을 갖고 있다. 투자 규모는 설계가 확정되면 정확해지겠지만 신관 건립과 스마트 진료 환경 구축, 첨단 장비 확충을 포함하면 상당한 규모의 중장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재원은 병원 자체 자산과 의료원 지원을 기반으로 하고 필요하면 외부 재원도 검토할 계획이다.”

―연구중심병원 인증 이후 가장 빠르게 기대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지역 의료에는 어떤 변화를가져오게 되나.

“고려대 안산병원은 공단 지역이라는 특성과 안산 주민 유전자 코호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의학, AI 헬스케어, 제브라피쉬(열대 민물고기로 인간 질병 연구와 신약 개발에서 핵심 도구로 쓰이는 대표적인 모델 생물) 기반 중개 연구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분야는 연구 성과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연구동 증축과 공동연구 지원센터 확충, 기업부설연구소 승인 등을 통해 기술 사업화 기반을 마련해 왔다. 2021∼2024년 동안 핵심 연구 인력 1인당 평균 2.3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신의료기술 3건 승인, 임상시험 131건 수행, 기술이전 29건 등 실제 성과도 축적돼 있다. 이 연구 역량은 지역 환자 치료와 직접 연결된다. 환경 독성 기반 만성질환 관리, 생활환경 데이터 기반 위험 예측, AI 조기 진단 등은 안산·시흥·화성 지역 환자의 특성과 매우 맞닿아 있다. 생활권 안에서 더 정밀하고 예측 기반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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