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사별후 ‘상심증후군’, 여성에 많지만 사망률은 男이 두배

  • 동아닷컴
  • 입력 2025년 5월 15일 09시 59분


코멘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혼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같은 극심한 감정적 고통을 겪은 후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흔히 상심증후근(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미국 심장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14일(현지시각) 게재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을 앓는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18세 이상 미국 성인 약 2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전체 사망률은 6.5%로 집계됐다. 남성의 사망률(11.2%)이 여성(5.5%)보다 두 배 높았다.

서울 아산병원에 따르면 싱심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증상을 말한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 한 통증, 호흡곤란,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급증으로 인해 심장의 대동맥 또는 소동맥이 일시적으로 압박되어 혈류가 저하되면서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빠르게 회복하지만, 일부 소수는 심부전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은 후유증도 상당했다. 주요 후유증을 살펴보면, 환자의 6.6%가 심장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심인성 쇼크, 35.9%가 울혈성 심부전, 20.7%가 심방세동(부정맥), 5.3%가 뇌졸중, 3.4%가 심장마비를 겪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상심증후군, 여성이 더 취약

사망률은 남성이 높지만 이 병에 걸릴 확률은 여성이 훨씬 더 높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상심증후군으로 입원한 환자의 대다수(약 83%)는 여성이었다.

연구의 주 저자인 애리조나 대학교 의과대학의 심장 전문의 무하마드 무바헤드(Mohammad Movahed) 박사는 남성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 지원, 즉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연결과 정서적 지지가 적어 이 병에서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있고 그 스트레스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장에 계속 해를 끼치거나 회복 가능성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무바헤드 박사가 말했다.

스트레스가 유일한 발병 원인?

일부 전문가들은 단순히 스트레스만이 아니라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존스홉킨스 대학교 의대의 심장 전문의 일란 위트스타인(Ilan Wittstein)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단순히 직장에서 약간 좌절하거나, 조깅을 조금 과하게 하거나, 빨간 신호에 걸려 짜증이 났을 뿐인데도 이 증후군이 발병 한다”라고 NBC뉴스에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트스타인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심장을 둘러싼 작은 혈관들을 수축시켜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을 가진 사람들이 이 병에 특히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폐경기 여성도 상심증후군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는 심장 주변의 작은 혈관들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스트로겐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전문의들은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이 생기면 스트레스 때문일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트스타인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집계된 사망자 중 일부는 상심증후군에서 회복된 후 다른 합병증으로 사망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연구가 입원 환자의 진단 코드에 의존했기 때문에 특히 뇌졸중이나 다른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환자의 경우 사망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