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바쁜 일상에서 위로와 즐거움을 주며 우리 마음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고양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양이가 북아프리카 혹은 이집트 지역에서 처음으로 인간과 함께 살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양이는 인류가 농경사회로 접어들며 곡식을 저장하기 시작할 때 쥐를 퇴치하기 위해 자연으로부터 영입된 동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런 실용적인 이유와는 별개로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사랑과 풍요의 여신 하토르, 또는 모성의 여신 바스테트의 화신으로 여기며 숭배하기도 했다. 이집트인들은 서로 쓰다듬고 사랑하는데 부끄러움이 없는 고양이의 모습에 너그럽고 다산성을 모성의 상징으로 여겼다.
하지만 중세 유럽에서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중세의 성직자들은 단체생활과 금욕을 강조했기 때문에 고양이의 이런 방종함과 자유로운 행동들을 혐오하고 두려워했다.
칼 융의 분석심리학에서는 밝은 빛 뒤에는 그림자가 생긴다고 본다. 인간의 관점에서는 잔혹한 일일 수 있지만 자연 속에서는 살기 위해 죽여야 하고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이런 자연에서 점점 멀어지며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핸드폰과 모니터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러면서 인간은 집단 속에서 개인성과 내재된 동물적 본능을 억누르고 살아간다.
인간은 고양이에게 이런 문명의 그림자를 투사한다. 고양이는 쥐를 잡는 유익한 동물이지만 인간은 고양이가 쥐를 사냥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고양이는 인간이 만든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자연을 상징하는 동물이며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자유로운 존재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용욱 교수는 “낯선 것과 다른 것에 대한 수용과 융통성이 부족한 집단사회에서는 더 많은 고양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양이는 우리에게 자연을 상기시키며, 현대 문명 속에서도 본능을 잃지 않은 귀중한 존재로서 인간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키울 때 정신 건강에 미치는 효과는 고양이를 보고 닮으면서 생기게 된다. 이는 어느 한 측면의 인격 성장을 가져다주는데. 아직 인격이 형성 중인 어린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도 어떤 이유로 성장이 멈춰버린 인격의 측면이 있다면 그 부분이 다시 자라나게 된다. 그 한 측면은 바로 ‘독립성’이다.
미국 유명 작가 마크 트웨인은 개와 고양이를 비교하면서 “개는 더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그리고 나쁘게 대할수록 더 잘하려고 애쓰며 아첨하는 노예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고양이는 한 번 잘못 대하면 그 순간부터 당신을 멀리하고 다시는 전적인 신뢰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인간은 고양이를 통해 내가 함부로 대하면 상대방이 나를 상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고, 본능이란 억누르거나 억압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하며 배우게 된다.
다만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은 바로 ‘죽음’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영원히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반려동물을 잃은 후 겪는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한다. 깊은 애정을 줬던 반려동물을 잃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상실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고 견디는 것, 즉 시간에 맡기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는 있겠지만 서서히 일상생활에 집중하고 새로운 활동을 시도함으로써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고양이는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행복이 된다. 함께하는 순간은 물론 떠난 후에도 그 사랑은 영원히 남아있다”며 “사랑했던 고인을 위해 기일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처럼 반려동물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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