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보다 모든 주파수 대역(500㎐, 1㎑, 2㎑, 4㎑, 8㎑)에서 청력이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으며, 소리를 감지하는 임계값(데시벨, ㏈)에서도 대조군과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호흡 정지 시간이 긴 그룹에서 청력 손실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청력 손실의 원인으로 혈중 산소 부족을 지목했다. 정상적인 청각 기능을 유지하려면 달팽이관으로 원활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면 혈중 산소 농도가 감소하는 저산소증과 혈류 장애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산소 재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청각 세포와 청신경을 손상시킬 위험을 높인다. 여기에 심한 코골이로 인한 소음까지 더해져 청력 손실이 가속화될 수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청력 손실을 예방하려면 수면 중 공기를 호흡하는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증상을 줄이고 혈류와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옆으로 자는 수면 자세, 절주 및 금연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청력 손실 위험도 줄어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심각할 경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기도를 열고 산소를 공급해 주는 양압기 치료나 구강 내 장치, 수술적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이전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히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청력 손실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넘어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길수록 청력 손상이 더욱 심해진다는 점을 규명했다”며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단순히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청력을 보호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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