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난소암, 증상 없어도 정기검진을[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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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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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난소암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시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동아일보DB
난소암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시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 동아일보DB
난소는 여성의 몸에서 난자 형성과 스테로이드 생산을 담당하는 생식기관이다. 에스트로겐, 황체호르몬 등 월경, 임신, 유방 발육과 같은 여성의 기능과 특징을 나타나게 한다. 따라서 난소에 문제가 생기면 월경, 임신 등 여성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병하는 악성 종양이다. 2020년 신규 난소암 발생 건수는 2947건으로 2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주로 폐경 후 50대 이상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해 왔지만 최근 20∼30대 발병률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난소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불규칙한 배란, BRCA1 또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 및 이상 변화, 유방암, 자궁내막암, 대장암을 앓았던 병력, 환경 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출산과 모유 수유를 하지 않은 여성에게서도 발병률이 높아진다. 경구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하면 난소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에스트로겐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간암과도 연관이 있어 의사의 처방하에 복용해야 한다.

난소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복부 팽만감, 비정상적인 질 출혈, 구토, 변비 등이다. 증상을 느껴 내원하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치료가 어렵거나 3기 이후일 경우가 많다.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5년, 10년 생존율이 각각 89%, 84%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다. 1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릴 만큼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난소는 배 안쪽에 있고 크기가 매우 작아 초음파와 같은 영상 검사로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종양표지자를 통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난소암의 종양표지자로 CA125와 HE4가 있는데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종양표지자의 단백질 수치를 확인함으로써 난소 종괴가 있는 여성의 암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강검진 시 진행하는 혈액검사에 CA125 종양표지자가 포함돼 있어 수치에 따라 난소암 유병 여부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HE4 종양표지자를 추가한 ROMA 검사법으로 난소암 조기 발견도 가능하다. 말기 암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 CA125와 다르게 HE4 종양표지자는 초기 환자 확인이 가능하다.

난소암은 수술적 치료, 항암 화학 요법, 표적 치료, 면역 치료 등 환자의 상태와 환경 등을 고려해 치료를 진행한다. 김기동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난소암은 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을 때 발병률이 높아진다”라며 “젊은 여성은 산부인과를 조금 더 가까이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난소암은 발병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 가운데 하나”라며 “하지만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시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에 산부인과 검진을 주기적으로 받을 것을 권장한다”라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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