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관리에도 심한 척추 통증 느낄 땐 ‘추간공 확장술’ 고려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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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혜병원
재생 느린 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 쉽지 않아
자세 바로 고쳐 척추 퇴행 늦춰야… 과체중, 척추전방전위증 악화 요인
식단 관리-금연-절주 노력하고 척추 관절 주변 근 손실 최소화하되
평소와 다른 통증 있다면 진료 받길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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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움츠리게 하는 매서운 추위가 지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돌아왔다. 사계절이 주기적으로 순환 반복되는 자연의 섭리는 때론 경이롭기까지 하다. 척추도 자연의 순환처럼 퇴행 변화 후에 재생돼 퇴행 전의 상태로 스스로 회복되면 좋겠지만 결국은 노화라는 숙명을 피할 수 없는 인체 조직 중 하나다.

인체 세포 중에는 피부나 상피, 모낭, 골수 등과 같이 분열과 재생이 빠르게 진행되는 조직이 있는 반면 신경세포는 재생이 느린 대표적인 조직 중 하나다. 특히 신경조직에 생긴 손상이 되돌리기 어려운 비가역적(irreversible) 상태가 되면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 그 결과 여러 요인에 의한 신경 손상과 관련이 깊은 신경병증성 통증은 난치의 영역으로 불린다.

이에 척추 노화나 퇴행 변화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늦출 수 있는 관리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서울 광혜병원 박경우 병원장의 설명과 조언을 통해 풀어봤다.

척추의 만곡 유지하는 올바른 자세 중요
박경우 병원장은 척추의 기계적(물리적) 노화나 퇴행 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척추의 만곡을 유지하는 올바른 자세를 강조했다.

척추는 크게 경추(목뼈), 흉추(가슴뼈), 요추(허리뼈), 천추(엉치뼈) 및 미추(꼬리뼈)로 구분하며 옆에서 볼 때 경추와 요추는 전만(앞으로 굽어짐), 흉추와 천·미추는 후만(뒤로 굽어짐)의 형태로 자연스러운 S자 곡선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스러운 만곡이 다양한 원인으로 깨지게 되면 이때부터 척추에 문제가 하나씩 생기기 시작한다.

척추 중에서도 특히 움직임이 많고 체중과 같은 하중을 상당 부분 분담하는 요추의 만곡을 해치는 가장 대표적 요인이 구부정하거나 불안정한 자세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일시적으로 불안정하거나 구부정한 자세는 어쩔 수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습관화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최근 척추질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도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체중, 3高 음식 섭취, 음주와 흡연을 주의
두 번째 방안으로 척추의 생화학적 염증이나 유착 발생 기전을 가속하는 요인인 과체중(비만), 고지방·고염도·고당 섭취, 음주와 흡연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강조했다.

척추 마디가 앞으로 미끄러져 심할 경우 척추 수술로 치료하는 척추전방전위증을 악화하는 대표적인 요인이 중년 이후 허리와 배 부위 중심으로 과체중(비만)이 되는 것이다. 또한 현대인은 생활 특성상 고지방·고염도·고당의 3고로 대표되는 즉석식이나 배달 음식에 자주 노출되는 편이다. 따라서 외식 비중을 줄여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음주와 관련해서도 통상 안주로 곁들이는 음식이 고지방·고염도·고당의 자극적인 경우가 많고, 음주 시간대가 신체 활동이 활발한 낮 시간대보다 저녁이나 밤 시간대가 많다. 이 시간대의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체중 증가로 이어지므로 결국 체중 관리, 식단 조절, 절주의 3요소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은 전신은 물론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저하해 척추뼈나 디스크, 인대 및 주변 근육에 원활한 영양 공급을 방해한다. 그 결과 디스크 퇴행, 골다공증 등과 같은 척추 퇴행을 더욱더 촉진하고 수술 이후에도 골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골유합 실패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는 꼭 금연을 권장한다.

핵심 근육 강화해 질환 발병 늦출 수 있어
마지막 방안으로, 척추 관절의 지탱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핵심 근육 강화를 강조했다. 일부 척추 관절의 약화가 있더라도 이를 지탱하는 주변 근육이 잘 발달해 있다면 관련 질환이나 통증 발생을 상대적으로 늦출 수 있다.

특히 50대 이후로는 척추 관절 주변의 여러 핵심 근육이 본격적으로 약화하는 시기이므로 해당 근 손실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노령의 경우 엉덩이 주변 근 손실이 극심해 허리를 아래쪽에서 지탱하는 근육이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면 자연적으로 허리가 앞으로 굽는 경우가 대표적인 핵심 근육 약화 사례다.

다른 관절의 부담을 덜면서 핵심 근육을 강화하고 근 손실을 줄이는 대표적인 운동으로 사이드 레그 레이즈를 추천한다. 실내에서 특별한 소도구 없이도 TV를 보면서도 수시로 할 수 있으므로 장소나 시간 제약이 거의 없으며 강도가 높지 않아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다.

통증 지속될 경우 추간공 확장술로 치료 가능
척추 노화나 퇴행 변화를 늦추는 관리를 꾸준히 했어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료와 검사를 통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신경세포의 경우는 재생이나 회복이 늦기 때문에 평소와 전혀 다른 통증이라면 빠른 내원을 권장한다.

추간공 확장술은 특수 키트로 추간공 중에서도 신경가지나 혈관, 디스크 등 조직이 위치한 전방부의 배 쪽 경막외강을 피해 후방부의 등 쪽 경막외강의 안전 지역으로 진입해 추간공 내·바깥쪽과 척추관 후방부의 인대를 절제해 공간을 확보한다.

이때 추간공 외측 인대 절제로 확보된 공간은 해당 마디 신경가지의 후근신경절 부위 신경 압박을 줄이며, 추간공 안쪽과 척추관 후방부 황색 인대를 공략해 확보한 공간은 아래 마디로 갈라져 나가는 신경가지의 출발 부위 쪽이 눌리는 것을 풀어준다.

한 번의 공간 확보로 2개의 신경가지에 함께 영향을 주기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고, 최소 침습으로 부분 마취에 의해 진행되는 시술이므로 최후의 수단으로 척추 수술을 선택하기 전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시술법이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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