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건선환자 두 번 울리는 산정특례 조건

김성기 한국건선협회 회장 입력 2021-06-24 03:00수정 2021-06-2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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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김성기 한국건선협회 회장
김성기 한국건선협회 회장
피부 및 전신에 심각한 염증이 생기는 면역 질환인 중증 건선을 앓는 환자가 수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일반 사람보다 많다. 다행히 최근 여러 신약이 나오면서 치료의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2017년 6월 중증 건선 환자에 한해 환자 부담을 10%로 줄여주는 산정특례가 적용됐지만 다른 질환과 달리 중증 건선은 산정특례 혜택의 ‘벽’이 너무나 높다. 중증 건선과 비슷한 치료를 받는 중증 난치 질환인 크론병, 강직척추염 등은 치료제 보험 기준이 충족되면 바로 산정특례가 적용된다. 치료제 보험 적용 기준이 산정특례 기준과 같다는 얘기다. 올해부터는 같은 면역 관련 피부 질환인 중증 아토피도 마찬가지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중증 건선은 치료제가 보험 적용이 된다고 해도, 산정특례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광선 치료나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치료를 받으려면 사실상 생업을 포기해야 한다. 또 5년마다 중증 건선 재등록을 위해 4년 시점에서 약을 끊고, 재발의 공포와 고통을 겪어야 한다. 재등록 기간 5년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잘 받던 치료를 끊고, 증상이 재발해야 다시 재등록을 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규 등록 진입의 어려움으로 중증 건선 산정특례 시행 4년이 지났지만 등록 환자는 4000명에 불과하다. 당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예측한 수만 명에 비해 적다. 대다수 중증 건선 환자는 보험 적용 및 산정특례 제도 시행의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치료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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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규 등록의 기준이 되는 광선 치료는 종합병원급 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다. 생업이 있는 환자가 3개월 이상 주당 3회 치료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불합리와 불평등 때문에 최근 한국건선협회는 환자단체연합회와 함께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정부는 중증 건선 산정특례 신규 등록, 재등록에 관한 전향적인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 아토피나 다른 중증 난치성 질환처럼 치료제 보험 기준과 동일하게 산정특례 기준이 조정될지 환자 입장에서는 마음을 놓기 어렵다.

정부는 중증 건선 환자들이 더 이상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유독 중증 건선에만 요구되는 엄격한 산정특례 진입 조건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정상화해야 한다. 150만 건선 환자를 대표해 다시 한번 간절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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