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집중 투자…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가속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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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 의약]
작년 상위 10개 제약바이오 기업… 매출比연구개발 비중 11% 넘어
전문 생명공학연구센터 세우고… 신약개발 전문회사와 손잡기도
분야별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세계 시장에 ‘K제약바이오’ 알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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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경쟁력을 다져가는 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신약, 위탁생산(CMO), 진단키트 등으로 ‘K제약바이오’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올해 ‘퀀텀점프(대도약)’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 역대 최대”


31일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상위 10개 업체들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11%를 넘겼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혁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758억 원 중 2261억 원(21.0%)을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다. 현재 한미약품에는 580여 명의 전문 R&D 인력이 대사성질환(8개), 항암(12개), 희귀질환(5개), 기타 질환(3개) 등 총 2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성과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자체개발한 개량·복합 신약들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셀트리온도 투자를 통해 혁신 동력을 찾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1조8491억 원 중 3892억 원(20.8%)을 R&D에 투자해 2위를 차지했다. 셀트리온은 2030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허가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건립을 본격화했다. 전문화된 연구센터를 만들어 연구개발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15.3%)과 유한양행(13.7%), 종근당(11.5%), GD녹십자(10.6%) 등도 지난해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이사회에서 자사주를 처분해 400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등 연구개발 투자와 해외사업 확장에 쓸 계획이다.

올해로 창립 95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R&D 중심 신약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까지 내걸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최근 3년간 5건의 4조 원 규모 기술 수출 성과를 이뤘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발전과 미래 성장을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연구개발, 기존 경쟁력 강화로 ‘퀀텀점프’


지난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33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종근당의 노력도 눈에 띈다. 종근당은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을 이어간다.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질환 헌터증후군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한 바 있다. 일동제약은 신약개발 회사인 ‘아이디언스’와 임상약리컨설팅 회사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를 그룹 내 계열사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R&D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탁개발(CDO)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미국 보스턴, 유럽, 중국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의약품의 혁신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SK케미칼의 은행잎 혈액순환개선제 ‘기넥신에프’는 올해로 발매 29년을 맞았다. 최근 SK케미칼은 이 의약품의 고용량 제제를 새로 선보였다. 이외에도 동국제약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약품을, 보령제약은 위 건강기능식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는 “국내 제약, 바이오 회사들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연구개발 투자비중과 투자비 모두 크게 늘었다”며 “신약 개발과 기술 수출 등 오픈이노베이션 성과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글로벌 수준의 제약바이오 업체의 탄생도 기대된다”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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