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GTX 1060의 진정한 후속작, 에이수스 터프 RTX 3060 12G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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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3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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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지난 1월 12일 ‘지포스 RTX: 게임 온 (GEFORCE RTX: GAME ON)’이라는 행사를 통해 새로운 RTX 시리즈 그래픽 카드와 노트북용 게이밍 그래픽 카드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데스크톱용 RTX 그래픽 카드는 RTX 3060 1종으로, 이미 지난해 9월에 RTX 3060 Ti, 3070, 3080, 3090까지 라인업이 모두 공개된 상태에서 보급형 제품군 하나를 추가한 것이다. 하지만 RTX 3060은 단순히 보급형이라는 입지를 넘어서서, 현재 게이밍 그래픽 시장 전체의 판도를 판가름낼 중요한 사명을 갖고 출시됐다.

RTX 30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출하된 11월쯤만 해도 하위 라인업인 RTX 3060 Ti의 소비자가격은 50~60만 원대, 그보다 높은 RTX 3070은 65~75만 원대, RTX 3080은 80~90만 원대로 책정돼있었다. 하지만 전통적인 성수기인 연말 시즌과 11월부터 시작된 비트코인 채굴 이슈, 그리고 폭발적인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겹치면서 그래픽 카드 가격은 사상 최고치로 폭등했다. 현재 RTX 3060 Ti는 130~155만 원, RTX 3070이 150~180만 원, RTX 3080이 220~290만 원대로 1분기만에 2배 가까이 올랐고,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다.

에이수스 터프 RTX 3060 O12G 게이밍.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터프 RTX 3060 O12G 게이밍. 출처=IT동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엔비디아는 처음으로 암호화폐 채굴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그 첫 시도가 바로 RTX 3060이다. RTX 3060은 암호화폐 채굴 알고리즘의 속성을 감지해 암호화폐 채굴 속도인 해시율을 절반으로 제한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로 인한 채굴 시장의 수요 감소분이 게이머들에게 돌아가도록 유도한다. 즉, 태생부터 채굴이 아닌 게임을 위한 그래픽 카드인 셈인데, 에이수스 터프(ASUS TUF) RTX 3060 O12G 게이밍을 통해 그 성능을 들여다본다.

RTX 30 시리즈의 마지노선, 에이수스 TUF RTX 3060 O12G

RTX 3060의 GPU-Z 정보 및 HWinfo 정보. 기본 상태에서 온도가 28~30도 정도로 안정적이다. 출처=IT동아
RTX 3060의 GPU-Z 정보 및 HWinfo 정보. 기본 상태에서 온도가 28~30도 정도로 안정적이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터프 RTX 3060 O12G 게이밍(이하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은 엔비디아의 2세대 광선추적(레이 트레이싱, RTX) 기술이 적용된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 카드다. 1세대 RTX 기술인 튜링 아키텍처보다 2배의 처리량을 가진 RT 코어와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3세대 텐서 코어가 적용되며, RTX 3060 Ti보다 많은 12GB GDDR6 메모리가 적용된다. 연산 처리 장치인 쿠다(CUDA) 코어 프로세서는 3,584개가 탑재되며, 피시아이 익스프레스(PCI-Express) 버전은 4.0이다.

에이수스의 엑시얼 테크 쿨링팬이 적용돼있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의 엑시얼 테크 쿨링팬이 적용돼있다. 출처=IT동아

기준이 되는 동작 속도는 베이스 클록 1.32GHz, 부스트 클록 1.78GHz인데,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은 부스트 클록을 1.85GHz로 끌어올려 조금 더 높은 성능을 낸다. 제조사가 제안하는 성능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비결은 쿨링팬의 바람이 퍼지지 않고 직선 형태로 분사돼 더 빨리 부품을 냉각시키는 에이수스 엑시얼 테크(Axial-Tech) 기술 기반의 3열 쿨링팬, 그리고 초크와 모스펫, 캐퍼시터를 기준보다 더 고성능 제품으로 탑재했기 때문이다.

전면과 후면 모두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IT동아
전면과 후면 모두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출처=IT동아

디자인은 이름 그대로 ‘터프’하다. 많은 그래픽카드가 쿨러 고정부를 플라스틱으로 장식하지만,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은 알루미늄으로 덮어 완성도를 높이고, 후면부 백플레이트도 방열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전원을 연결하면 TUF 로고에 RGB LED가 점등되는데, 다른 에이수스 제품과 RGB LED 기능을 연동할 수 있다. 전원 단자는 8핀을 사용하며, 전원 플러그가 연결돼있지 않으면 빨간색 불이 점등된다. 추가로 듀얼 바이오스 기능을 지원해 성능 우선 혹은 저소음 모드로 바꿀 수 있다.

인터페이스 단자부에 스테인리스 스틸 304를 활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출처=IT동아
인터페이스 단자부에 스테인리스 스틸 304를 활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출처=IT동아

인터페이스는 3개의 디스플레이 포트 1.4a와 2개의 HDMI 2.1을 지원하며, 최대 4개의 디스플레이를 지원한다. 최대 지원 해상도는 모니터를 모두 포함해 7,680x4,320이다. 참고로 인터페이스 단자는 건축이나 차량용으로 사용되는 고강도 스테인리스 304(SUS 304)를 사용해 내구성도 높고, 유광 느낌도 잘 살리고 있다.

GTX 1060의 전성기 이을까, 인상적인 게이밍 성능

위에서부터 3D 마크 : 타임스파이, 파이어 스트라이크, 포트 로열 점수. 출처=IT동아
위에서부터 3D 마크 : 타임스파이, 파이어 스트라이크, 포트 로열 점수. 출처=IT동아

연산 및 게임 성능은 어떨까. AMD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와 16GB DDR4-3,200MHz 메모리를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와 조합해 확인했다. 먼저 연산 성능을 수치로 확인보는 3D 마크의 타임스파이와 파이어 스트라이크, 그리고 광선 추적 성능 테스트인 포트 로열이다. 각각의 테스트에서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이 획득한 점수는 타임스파이 8,737점, 파이어 스트라이크 21,481점, 포트 로열 5,079점이다. 게임을 기준으로는 배틀필드 V QHD(2,560x1,440) 해상도가 최고 옵션으로 85프레임, GTA V가 QHD 최대 옵션 45프레임, 레드 데드 리뎀션 2가 FHD(1,920x1,080) 해상도 기준 40프레임으로 동작하는 점수다.

해당 점수를 바탕으로 다른 세대 제품과도 비교해보자. 동일한 AMD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와 GTX 1060 6GB를 사용했을 때 그래픽 점수는 12,500점 정도가 나오며 RTX 2060은 16,000점 정도가 나온다. 포트 로열 점수로 비교하면 RTX 2060 슈퍼가 5,000점, 2070 슈퍼가 6,000점 정도로 2060 슈퍼와 비슷하다.

GTA V 내장 벤치마크를 활용한 프레임 측정, QHD 기준 평균 45.7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GTA V 내장 벤치마크를 활용한 프레임 측정, QHD 기준 평균 45.7로 확인된다. 출처=IT동아

GTA V에 내장된 벤치마크를 활용해 FHD 및 QHD 성능을 각각 확인했다. 게임 옵션은 모두 최고 성능 혹은 울트라로 설정했고, 긴 그림자나 고해상도 그림자, 거리 척도 확장 등 고급 기능도 모두 최상으로 설정해 테스트했다. 해당 테스트에서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은 FHD 해상도 평균 65프레임, QHD 평균 45.7프레임을 냈는데, GTA V가 사양이 높은 게임임에도 이정도면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 벤치마크, 좌측이 FHD, 우측이 QHD. 출처=IT동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 벤치마크, 좌측이 FHD, 우측이 QHD. 출처=IT동아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도 게임에 내장된 벤치마크를 활용하며, 그래픽 프리셋을 가장 높음으로 설정해 FHD 및 QHD 해상도를 각각 테스트했다. FHD 구간에서 에이수스 터프 RTX 3060이 획득한 점수는 6,629점이며, 평균 프레임은 74프레임으로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QHD 역시 5,271점으로 게이머들의 심리적 안정선인 60프레임에 근접한 59프레임을 기록했다. 4K 게이밍까지는 어려운 수준이지만, FHD 및 QHD로는 만족스러운 그래픽 성능이다.

콜 오브 듀티 : 워존으로 진행한 테스트, QHD에서도 꾸준히 120~145프레임을 유지했다. 출처=IT동아
콜 오브 듀티 : 워존으로 진행한 테스트, QHD에서도 꾸준히 120~145프레임을 유지했다. 출처=IT동아

평균 프레임이 높고 빠른 반응을 요구하는 FPS 장르도 시험했다. 콜 오브 듀티 : 워존을 FHD 및 QHD 해상도에 최고 성능으로 설정하고, 배틀로얄 훈련을 한번 도는 사이의 프레임을 대략 확인했다. 최고 성능임에도 FHD 기준으로는 150~180프레임을 웃돌아 144~165Hz 게이밍 모니터와 조합하기에 무리가 없고, QHD는 이보다 낮은 120~145프레임으로 즐길 수 있었다. FPS 장르는 평균 프레임이 높을수록 게임이 부드럽게 보이므로 상대를 더 쉽게 포착하고 부드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워존이 비교적 최신 게임임을 감안하면 대다수 FHD 144Hz 플레이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초유의 관심사, 채굴로 끌려갈 우려는?

나이스 해시(Nice Hash)의 퀵 마이너를 활용한 채굴 테스트, RTX3060(위)의 채산성이 구형인 GTX 1070(아래)보다도 낮게 나온다. 출처=IT동아
나이스 해시(Nice Hash)의 퀵 마이너를 활용한 채굴 테스트, RTX3060(위)의 채산성이 구형인 GTX 1070(아래)보다도 낮게 나온다. 출처=IT동아

엔비디아는 RTX 3060 공개와 함께 새로운 암호화폐 채굴 방지 기능도 선보였다. 초창기 GPU를 활용한 암호화폐 채굴은 그래픽 카드 및 파워 서플라이 업계에 새로운 캐시 카우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특히 게임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심각한데, 그래픽 카드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게이머들이 새 그래픽 카드 구매를 포기하고, 매번 신작 그래픽 카드에 맞춰 게임을 내놓던 게임업계도 피해를 보면서 시장 자체가 경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간다면 업계 자체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더리움 채굴 시 41MH/s 정도로 시작했다가 3분도 안돼 21MH/s 정도로 떨어졌다. 출처=IT동아
이더리움 채굴 시 41MH/s 정도로 시작했다가 3분도 안돼 21MH/s 정도로 떨어졌다. 출처=IT동아

이에 엔비디아는 이더리움 채굴 시 암호화폐 채굴 효율을 50%로 떨어뜨리는 설정을 적용했고, 하드웨어 잠금까지 걸어놓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이더리움이나 이더리움 클래식, 이더소셜을 채굴했을때 처음 41.225MH/s 정도로 시작한 해시는 15초도 되지 않아 깎이 시기작하더니 2~3분도 되지 않아 해시가 절반으로 깎이다가 21MH/s 정도까지 감소했다. 반면, 큐빗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오로라 코인을 채굴해보니 이더리움과 다르게 5분 내내 평균 58.1Kh/s을 기록 했다. 엔비디아가 다른 암호화폐 채굴에 대해서 막지 않는다면 RTX 3060 역시 시장 안정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구형 그래픽 카드를 당장 교체하고 싶다면

GTX 1060 6GB 혹은 이하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출처=IT동아
GTX 1060 6GB 혹은 이하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대체하기에 충분하다. 출처=IT동아

에이수스 터프 RTX 3060 O12G 게이밍은 RTX 30 시리즈의 보급형 그래픽 카드로, 지금 현재 GTX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가 RTX 시리즈로 갈아탈 때 선택할 만한 카드다. 물론 제품 출시가 기준이 329달러인데, 이미 상위 제품에 대한 낙수 효과로 인해 80만 원대로 책정될 예정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가격 안정화 시기까지 구매 일정을 미루는 게 좋다.

다만, 성능 면에서는 GTX 1060 6G 이하 혹은 구형 그래픽 카드를 대체하기에 이상적이다. 2세대 RTX 그래픽 카드인 만큼 향후 그래픽 드라이버 업데이트가 4~5년은 이어질 것이며, 메모리도 12GB라서 오래 사용하더라도 부족하다고 느끼기 어렵다. 또한 3열 엑시얼 테크 쿨링팬과 알루미늄 방열판 및 백플레이트 적용으로 내구성과 안정성도 수준급이다. 향후 그래픽 카드 가격대가 정상화된다면, 구형 그래픽 카드 사용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제품이 되지 않을까.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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