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중소 규모 개발사와 상생 노선··· 수수료 현행 30%->15%로 인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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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8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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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1월 18일(현지 시각), 앱스토어 중소 규모 개발사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2021년 1월부터 연간 수익금 100만 달러 이하의 중소 규모 개발사는 애플 앱스토어 유료 앱 및 인앱결제에 대한 수수료가 현행 30%에서 15%로 인하된다. 애플은 이번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 19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 개발자들의 수익성을 보전하고, 더 많은 창업자와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에서 자신의 비즈니스를 키울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 최고 경영자인 팀 쿡(Tim Cook)은 “중소 규모의 개발자들은 글로벌 경제의 중추이자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혁신과 기회의 살아 움직이는 중심이다. 우리는 중소 규모의 개발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창의성의 새로운 장을 열고 우리 고객들이 사랑하는 양질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출시한다”라며 “앱스토어는 경제 성장의 엔진이었으며,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이라면 누구든 접근할 수 있는 창업의 길을 열어줬다. 우리의 새로운 프로그램은 이러한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개발자들이 자신의 중소 규모의 회사에 자금을 조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해보며, 직원들을 확대하고, 사람들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앱을 계속해서 제작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 앱스토어는 게임, 앱, 등이 포함된 애플 전용 스토어다.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앱스토어는 게임, 앱, 등이 포함된 애플 전용 스토어다. 출처=애플코리아

이번에 수수료 인하 대상이 된 애플 앱스토어는 2008년에 출시된 애플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마켓으로, 현재 180만 개의 앱을 매주 5억 명 이상이 방문해 다운로드한다. 현재 개발 생태계는 전 세계 175개국에서 40개 이상의 언어로 15억 명이 45개의 통화로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2019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5,190억 달러(한화 약 630조 원)의 매출 및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 올해 기준 2,800만 명의 개발자 중 대다수에게 수수료 인하 혜택이 돌아갈 전망이다.

이날 공개된 지원 프로그램 참여 조건은 ▲ 2020년 수익금이 100만 달러 이하인 기존 개발자 및 신규 개발자 ▲ 이 프로그램의 참여 개발자가 향후 수익 100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남은 기간 동안은 기본 수수료로 적용 ▲ 개발 수익이 특정 해에 100만 달러 이하로 다시 떨어질 경우, 다음해에 15% 수수료 대상으로 재신청하는 데 있다. 아울러 현재 개발에 제공되는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언어, 보안 지급결제 인터페이스 및 API 등 25만 종 이상의 개발 소프트웨어는 그대로 제공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출처=IT동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출처=IT동아

애플이 중소 규모 개발자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2011년부터 모든 앱에 30% 수수료를 일괄로 부과하는 정책이 통행세 논란으로 번졌다. 결정적으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게임 앱 내부 결제에 대해서까지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반발해 자체 결제수단을 도입했고, 이에 애플이 앱스토어 규정 위반을 들어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애플의 30% 통행세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애플이 중소 개발사와의 상생을 위한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지난 9월, 구글이 애플과 같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결제 수수료를 3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게 발단이 됐다. 현재 구글의 수수료는 게임에 30%, 기타 앱은 10% 내외의 수수료지만, 내년 1월 20일 이후 신규 등록하는 모든 앱에 수수료 30%가 부과된다. 구글의 수익성 확보는 물론, 경쟁사인 애플의 수수료 정책과 평행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런데 애플이 정 반대 노선을 선택하게 됨에 따라 중소 개발자 입장에서는 애플 앱스토어로 진입하는 게 훨씬 유리해졌다. 애플과 같은 수익성을 기대한 구글 입장에서는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분위기가 된 셈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소비자가 직접적인 혜택을 기대하긴 어렵다. 일단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인기 유료 앱은 이미 개발자가 1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으므로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와 무관하다. 게다가 앱스토어 수수료 인하가 소비자가 아닌 개발자의 수익에서 제외하는 만큼 직접적으로 결제 가격이 떨어지는 조치도 아니다. 개발자가 사용자 확보나 기타 이유로 인하된 수수료만큼 가격을 인하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혜택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소 규모 개발사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은 코로나 19로 인해 상황이 어려운 중소 IT 기업에게 내년도 수익을 직접 확보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한 조치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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