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출시 직전 미국 언론에 나눠준 시제품 ‘힌지’에서 결함이 발견됐고 이를 보완하느라 출시일을 잠정 연기했다. 그리고 5개월 후인 같은해 9월6일 우리나라에 세계 최초로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의 서막을 열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의 행보를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메이트X’를 공개했지만 출시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갤럭시 폴드의 힌지 결함이 발견됐을 때 메이트X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약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메이트X를 출시했다. 그러나 출시 전부터 영하 5도 이하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거나, 출시 후 한쪽 디스플레이가 망가지는 오류 등이 보고 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는 이렇다 할 디스플레이 결함은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의 IT매체 씨넷이 진행한 자체 테스트에서는 약 12만번의 접고 펴는 동작을 반복하고 나서야 한쪽 디스플레이가 꺼졌는데, 이를 본 사람들은 ‘극한의 실험 환경을 봤을 때 이 정도 내구성이면 훌륭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렇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의 이런 기술 격차는 왜 발생했을까. 한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진짜’와 ‘가짜’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BOE는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의 인력이 많이 넘어가 상당한 도움을 줬는데 이들이 ‘코어’(핵심) 인력은 아니었다”며 “카피하는 BOE가 우리나라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완전히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의 삼성전자 독주는 당분간 더 지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째 폴더블폰 모델을 공개하고, 이르면 2월말 또는 3월초쯤에 이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좌우로 접는 갤럭시 폴드에 이어 이번에는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라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군의 진용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1세대 갤럭시 폴드를 구매해 사용한 사람들은 큰 화면에 대한 만족감 외에는 다른 장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회의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다양한 앱을 개발해달라고 했는데 아직 특징적인 앱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하드웨어 강점을 소프트웨어로 옮기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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