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옛소련, 중국 이어 달탐사 나선 인도 “우리는 달의 남극으로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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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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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정복을 향한 인류의 도전이 다시 한 번 시작된다. 미국과 옛 소련, 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인도다.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는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2호’에서 분리된 착륙선 ‘비크람’이 7일 오전(한국 시간) 달 남극 착륙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류가 달의 남극에 탐사선을 보낸 건 처음이다.

찬드라얀 2호는 2008년 발사된 찬드라얀 1호에 이은 인도의 두 번째 무인 달 탐사선이다. 찬드라얀 2호는 인도 우주연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의 이름에서 따온 달 착륙선 비크람,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라는 뜻의 로버(탐사차) ‘프라기안’으로 구성된다. 개발과 발사에 총 1억4400만 달러(약 1700억 원)가 투입됐다.

찬드라얀 2호는 올 7월 22일 인도의 ‘정지궤도우주발사체(GSLV) 마크3’에 실려 달을 향한 장도에 올랐다. 이달 1일 달 궤도에 진입한 이후 여섯 번째 궤도 변경 기동을 통해 달에 한층 가깝게 접근했다. 2일 비크람이 120km 상공에서 찬드라얀 2호에서 분리된 데 이어 4일 새벽에는 고도 35km까지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고도를 더 낮춘 비크람은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하강 속도를 초속 6km에서 뚝 떨어뜨려 달 표면에 부드럽게 안착할 예정이다.

달 착륙 방식은 소프트랜딩(연착륙)과 임팩트(경착륙)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소프트랜딩은 탐사선이 역추진 로켓을 활용해 부드럽게 내려앉는 것을 뜻한다. 현재까지 소프트랜딩 방식으로 달에 착륙한 나라는 미국과 옛 소련, 올해 초 달 뒷면에 탐사선을 보낸 중국 등 세 나라뿐이다. 임팩트는 탐사선을 달 표면에 충돌시키는 방식으로 이 역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인도는 이 중 소프트랜딩이라는 더 어려운 기술로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비크람이 달 남극 표면에 착륙하면 인도는 네 번째로 달에 착륙한 나라가 된다. 같은 착륙 방식을 택했지만 국가마다 달 착륙 지점은 제각각이다. 1966년 세계 첫 번째로 달에 무인 소프트랜딩을 성공한 옛 소련은 달의 서부에 위치한 ‘폭풍의 대양’에 루나 9호를 보냈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선인 이글호는 달의 적도 북쪽 부근에 있는 ‘고요의 바다’에 도착했다.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는 올해 초 달의 뒷면 에이킨 분지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에 착륙했다. 인류가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 착륙한 것은 처음이다. 비크람이 이번 도전에 성공하면 인도는 달 남극에 최초로 착륙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비크람이 착륙할 구체적인 지점은 달의 남극 근처 분화구 내부의 평지다. 인도가 비크람의 착륙 지점으로 달의 남극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달 남극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풍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헬륨3, 수소, 암모니아, 우라늄, 메탄, 나트륨, 희토류 등의 자원도 풍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물은 향후 미국과 유럽이 추진하는 달기지 건설과 거주에 필요한 자원이다.

헬륨3는 핵융합 반응의 원료가 되는데 지구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달에는 100만 t 이상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은 지금까지 많은 탐사를 통해 자원의 보고임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자원의 정확한 매장량이나 분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특히 달 남극 지역은 태양빛이 잘 들지 않아 태양전지를 사용하는 로버를 보내는 데 난제로 작용했다. 로버 프라기안은 달에 햇빛이 드는 약 14일 동안 달 남극에서 탐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만에 하나 물의 존재를 확인할 경우 이곳은 향후 유력한 달기지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달탐사#인도우주연구기구#달의 남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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