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선장인 김정주 넥슨 지주사 NXC 대표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데 반해 넥슨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면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주가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한달 전보다 6.5% 오른 53만1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에는 장중 최고가 54만3000원을 찍으며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국내 증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등 대다수 게임사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성과다.
반면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한달 전보다 17.8% 떨어진 1427엔(약 16500원)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주가가 전일 대비 23.96% 폭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3조원가량 증발했다. 지난 8일 열린 2019년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고,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206억엔(2184억원)에서 244억엔(2587억원)으로 시장의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또 엔씨소프트의 주가에는 올해 4분기 출시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2M은 최고의 기대신작으로서 흥행 기대감이 매우 높다”며 “사전등록 돌입 시기부터 종료 및 출시 직전 시점까지 신작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1일 티저 사이트를 열고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광고를 노출하는 등 출시를 위한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사전등록은 오는 9월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기대작 ‘던파 모바일’ 출시가 불확실한 것도 주가 약세의 원인이다. 당초 지난해 11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노정환 네오플 대표가 밝힌 바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올해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넥슨 경영진이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으며 올해 출시 전망은 다소 힘을 잃은 상황이다.
한편 엔씨소프트 주가가 상승세를 거듭하며 지난 2015년 김정주 대표의 엔씨소프트 지분 매각 결정에도 때아닌 관심이 쏠린다. 당시 김정주 대표는 넥슨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지분 전량(15.08%)을 주당 18만3000원에 매각했다. 총 매각 대금은 6051억6200만원이었다.
당초 김정주 대표는 지난 2012년 주당 25만원(8045억원)에 엔씨소프트 지분을 사들였다. 단순 계산하면 2000억원 가까이 손실을 본 셈이지만 3년간 엔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으로 손해를 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3일 기준 엔씨소프트 종가는 53만1000원으로 김정주 대표의 해당 지분평가액은 1조7560억원에 달한다. 이 가격에 팔았다면 1조원 가까운 시세차익을 누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