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외국인과 스마트하게 소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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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27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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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현재 우리는 전세계에 있는 여러 사람과 실시간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나 메신저를 이용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외국인과 소통하고, 여행 중 만났던 외국인을 찾아 연락을 지속할 수도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세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기업 직원이 해외에 있는 본사 담당자와 연락해야 할 때도 있고,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다.

전세계에 있는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다(출처=IT동아)
전세계에 있는 사람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다(출처=IT동아)

이처럼 외국인과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은 많지만, 막상 제대로 소통하려면 언어의 장벽이 가로막는다. 익숙하지 않은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이 잘 아는 외국어라도 우리가 사용하는 키보드로 이를 입력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스마트폰이라면 영어 이외의 언어, 다시 말해 중국어, 일본어, 힌디어 등의 언어를 입력하기 곤란한 상황도 있다. 즉 외국인에게 내가 하고싶은 말을 실제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먼저 외국에서는 어떤 입력 방식을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한국어의 경우 오늘날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태의 키보드, QWERTY(쿼티)와 호환성이 아주 좋다. 왼손으로 사용하는 글쇠 가장 상단에는 예사소리(된소리 변환 가능), 중단에는 울림소리, 하단에는 거센소리 등의 자음을 배치했고, 우측에는 모음을 배치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시프트 키를 누르는 것 외에 별다른 변환 없이도 거의 대부분의 한글을 쿼티 자판만으로 입력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과거 피쳐폰 시절 사용하던 천지인, 나랏글, 베가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PC 사용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글쇠 입력을 위해 한글로 된 쿼티 형태의 가상 키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PC는 물론 스마트폰에서도 이 형태의 자판을 어색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자기 언어를 입력할까? 특히 아시아의 언어는 가장 널리 쓰이는 쿼티 배열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중국어 처럼 표의문자인 경우 한 자판 안에 모든 글자를 넣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하드웨어 키보드 시절에는 쿼티 자판의 알파벳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와서도 일부 유지됐다. 한편으로, 스마트폰에서 쓰는 가상 키보드는 하드웨어 키보드와 달리 더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어, 각 국가의 언어 입력에 최적화할 수 있다. 우선 109개 언어 입력을 지원하는 에이키보드 앱을 통해 해외에서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109개 언어를 지원하는 에이키보드(출처=IT동아)
109개 언어를 지원하는 에이키보드(출처=IT동아)

로마자로 발음을 입력하는 일본어 키보드

우리나라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중국은 한자 문화권이지만 사용하는 언어는 완전히 다르다. 일본의 경우 과거 PC를 주로 사용하던 시절에는 쿼티 자판 내에 자국 표기법을 적용한 '가나 키보드'를 사용했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이에게 PC용 키보드는 익숙하지 않다. 오늘날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문자 입력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하나는 영어로만 된 쿼티 자판(로마자 입력)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피쳐폰 시절 자판 배열에 맞춘 3X4 방식이다.

전자의 경우 일본어 발음을 알파벳(로마자)으로 입력할 경우 발음이 같은 가나 글자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일본어 あいうえお를 입력하려면 쿼티 자판에서 알파벳 a I u e o 를 입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조금 번거로워 보이지만, 일본어에는 다섯 개의 모음과 세 개의 요음(야, 유, 요)만 존재하기 때문에 촉음이나 작은 글자(스테가나) 같은 예외에만 익숙하다면 영어로 된 쿼티 자판을 이용해 비교적 쉽게 일본어를 입력할 수 있다.

에이키보드 일본어 입력기(출처=IT동아)
에이키보드 일본어 입력기(출처=IT동아)

3X4 방식은 자판 숫자가 적었던 피쳐폰에 맞춰 제작된 것이 스마트폰으로 이어진 형태로, 12개의 버튼을 여러 번 눌러 원하는 글자를 찾아 입력하는 방식이다. 일본어 가나의 '아(あ)' 단에 있는 글자 10개(아, 카, 사, 타, 나, 하, 마, 야, 라. 와)를 놓고, 각 버튼을 계속 눌러 같은 글자를 바꾼다. 예를 들어서 아 버튼을 누를 때마다 아, 이, 우, 에, 오로 순차적으로 바뀐다. 한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터치 횟수는 로마자 입력보다 많지만, 알파벳을 모르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으며, 피쳐폰 시절부터 이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빠른 속도로 입력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한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익숙한 일본의 젊은 세대는 쿼티 기반의 가나 키보드를 다룰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신입 사원을 위한 가나 키보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병음 입력 후 단어를 선택하는 중국어 키보드


중국어는 대표적인 표의문자인 만큼 키보드 하나에 모든 글자를 넣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쿼티 자판에 있는 로마자를 이용해 중국어 발음 기호인 병음을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PC 키보드로 '나'를 뜻하는 我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해당 단어의 발음인 'wo'를 로마자로 입력해야 한다. 이를 입력하면 작은 드롭다운 메뉴로 wo라는 발음을 가진 모든 단어가 나타나며, 사용자는 이 중에서 자신이 입력하려는 단어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가 워드프로세서에서 한자를 입력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에이키보드 중국어 입력기(출처=IT동아)
에이키보드 중국어 입력기(출처=IT동아)

이러한 방식은 스마트폰으로도 그대로 넘어왔다. 중국어를 입력하는 스마트폰 키보드는 크게 병음을 입력하는 로마자 입력 방식과 부수와 획을 순서대로 입력하며 원하는 글자를 찾는 스트로크 방식 등이 있다. 로마자 입력 방식은 PC와 동일하게 병음을 입력하고 원하는 글자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스트로크는 한 글자를 구성하는 획을 입력하면서 나타나는 글자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天을 입력하려면 가로획 두 개를 먼저 누르고, 비스듬한 획을 추가하면 된다.

중국어는 타 언어와 비교해 입력이 어렵다. 한 글자로 뜻을 표현할 수 있는 점과 달리, 이를 PC나 스마트폰에 입력하는 과정이 길기 때문에 효율성이 낮다. 이 때문에 중화권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낼 때 문자를 직접 입력하는 대신 짧은 음성을 녹음해 보내는 음성 메시지를 더 자주 사용하며, 이를 지원하는 메신저 이용이 활발하다.

쿼티로는 부족한 인도어 키보드

그럼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언어를 살펴보자. 인도는 힌디어와 영어를 전국적으로 사용하며, 각 주(主)마다 개별적인 공용어가 다르다. 이 때문에 한 두 가지 입력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도 어렵다. 이들 역시 PC에서 힌디어를 입력할 때는 쿼티 자판을 이용해 발음을 입력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밖에도 힌디어를 쿼티 자판 배열에 맞춰 넣은 방식도 있지만, 개별 글쇠 수가 쿼티의 글쇠 수를 초과하기 때문에 숫자 글쇠와 시프트 키를 동시에 누르는 방식까지 활용해 입력한다.

에이키보드 구자라티어 입력기(출처=IT동아)
에이키보드 구자라티어 입력기(출처=IT동아)

하지만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키보드와 달리 구성이나 형태를 더 자유롭게 제작할 수 있다. 일례로 아래 이미지에 있는 자판은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의 공용어 '구자라티어'로, 일반 쿼티 형태 대신 대부분의 글자를 키보드에 표시하고 있다.

쿼티와 호환성이 좋은 독일어


그렇다면 서유럽 등 로마자 문화권은 어떤 키보드를 사용할까? 이들은 자음/모음 구성이 영어와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에 쿼티 자판과 호환성이 아주 높다. 이 때문에 독일의 QWERTZ, 프랑스의 AZERTY 등 기존 QWERTY를 일부 변형해 사용하는 형식이 많다. 느낌상 한국어 자판 입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QWERTZ 자판은 Z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쓰이는 만큼 Z와 Y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 쿼티 자판과 동일하다. 이밖에 시프트 키를 눌러 변모음을 입력하는 정도만 있다.

에이키보드 독일어 입력기(출처=IT동아)
에이키보드 독일어 입력기(출처=IT동아)

변형된 쿼티 자판만으로도 쉽게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키보드 역시 이 방식을 동일하게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사용성을 조금 개선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키보드에서는 변모음을 입력하기 위해서 시프트를 누르지만, 에이키보드의 QWERTZ 자판은 모음을 길게 눌러 원하는 변모음을 선택할 수 있다.

정작 해당 외국어를 잘 모른다면?

에이키보드 등 스마트폰 키보드 앱 하나만으로 다양한 언어를 입력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만큼, 외국어 입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해당 외국어를 자신이 모를 때다. 하지만 번역 앱을 사용한다면 이 역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통계 기반 자동 번역을 사용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신경망 기반 자동 번역 기술을 적용한 앱도 많아졌다. 즉 인공지능 번역이다. 기존의 번역 기술이 특정 단어의 뜻을 중심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산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이 것이 Acid인지 Mountain인지 정확하게 번역하기 어렵다. 이와 달리 인공지능 기반 번역 앱은 문맥을 인식해 어떤 단어가 적합한지 찾아내 번역한다.

구글 번역은 인공지능 기반 번역 앱으로, 100가지 이상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번역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이 앱을 사용하는 전세계 모든 사람이 앱을 계속 사용할 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며 관용어나 은어 등도 번역할 수 있다.

구글 번역 앱(출처=IT동아)
구글 번역 앱(출처=IT동아)

구글 번역 앱은 단순한 번역 기능 외에도 탭 하여 번역이라는 기능이 있다. 텍스트를 복사할 수 있는 앱이라면 어떤 앱에서든 구글 번역 기능을 불러와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에서 받은 메시지를 길게 누르고 복사 버튼을 누르면, 해당 문구를 번역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문구를 복사하면 우측 상단에 구글 번역 아이콘이 나타난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번역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이 사용한 언어를 구글 번역 앱이 자동으로 감지하기 때문에 이를 어떤 언어로 번역할지만 사용자가 선택하면 된다.

구글 번역 앱의 탭하여 번역 기능(출처=IT동아)
구글 번역 앱의 탭하여 번역 기능(출처=IT동아)

현재 이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지원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 번역 앱 내에서 '탭하여 번역' 기능을 켜야 한다. 구글 번역 앱을 실행한 뒤 좌측 상단의 메뉴 버튼을 눌러 창을 열고, 설정 버튼을 누르면 이 기능을 켤 수 있다. 여기서 기본 언어를 한국어로 설정해두면 외국어를 복사했을 때 이 외국어가 어떤 언어인지 자동 감지해 한국어로 바꿔준다.

구글 번역 앱의 탭하여 번역 기능(출처=IT동아)
구글 번역 앱의 탭하여 번역 기능(출처=IT동아)

구글 번역 앱은 이밖에도 음성 번역, 사진 번역 등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외국인과 직접 대화할 때는 음성 번역 기능을 이용해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메뉴판이나 표지판 등 직접 손으로 입력하기 어려운 것은 사진으로 촬영하면 앱 내에서 문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번역해주기도 한다.

동아닷컴 IT전문 이상우 기자 ls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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