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암진단 평균 51.5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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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51.5세에 진단받고 60.4세 사망”
보험통계로 ‘3대 질병’ 살펴보니… 암 사망자 48%가 1년내 숨져
뇌출혈-급성심근경색 환자는 80%

《 생명보험 통계로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순위’인 암은 평균 51.5세에 진단을 받고 이로 인해 60.4세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사망자는 절반가량이 1년 내에 사망했지만 뇌출혈과 급성 심근경색은 조기 사망률이 80%로 더 높았다. 특히 고령자일수록 이 질병들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고령자용 보험 등을 통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국 암 환자들은 평균 51.5세에 암 진단을 받고 이로 인해 60.4세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과 함께 ‘3대 질병’으로 불리는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은 조기 사망 위험이 암의 1.7배로 더 컸다. 60대 이상이 이 3대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지만 보험 가입률은 낮아 노후 생활고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2011∼2015년 정액형 생명보험 가입자 3481만 명(연평균 계약보유자)을 대상으로 3대 질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가입자 중 뇌출혈 환자는 평균 50.9세에 진단을 받고 58.1세에 사망해 암보다 진단과 사망 시기가 더 빨랐다. 급성심근경색 환자는 평균 53.7세에 진단받고 64.0세에 사망했다. 보험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기 때문에 일반 질병 통계에 비해 진단 연령 등이 더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 3대 질병의 ‘조기 사망률’(진단 후 1년 내 사망하는 비율)도 차이를 보였다. 보험개발원이 또 2001년 생명보험에 새로 가입한 1400만 명을 대상으로 1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암 진단을 받은 사람(6만 명) 중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48.0%)가 1년 내에 사망했다. 뇌출혈(4000명)과 급성심근경색(6000명) 환자 중 사망한 사람은 약 80%가 1년 내 숨져 병세가 더 빨리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암 재발과 전이 확률이 더 높았다. 보험개발원이 국립암센터 자료와 미국 암 관련 학술논문 등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45%, 여성은 33%가 5년 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될 확률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 원인 1순위로 꼽히는 폐암과 간암은 재발이나 전이 확률이 다른 암 대비 2배로 높았다.

중대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신체적 고통 못지않은 경제적 부담도 짊어져야 한다. 2014년 담낭암 판정을 받은 강모 씨(55·여)는 수술비로 700만 원을 썼고, 이후 방사선 치료와 통원 진료비 등으로 매달 300만 원이 들었다. 그는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고 보장이 적은 상품에 가입했더니 보험금(1500만 원)으로 치료비를 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2015년 한 해 암에 걸린 사람들이 받은 진단보험금은 평균 2676만 원이었다. 뇌출혈과 급성심근경색의 진단보험금은 각각 평균 2135만 원, 2252만 원이었다. 암 환자 3명 중 1명이 보험금을 받고 있지만 보험 가입률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령층으로 갈수록 보험 보장이 취약하다. 2013년 암 발생자 22만5000명 중 60대 이상의 암 진단보험금 수령 비율은 19.9%에 불과했다. 30∼50대의 수령 비율은 60∼70%였다.

오창환 보험개발원 부문장은 “간편심사, 유병자 보험 등 고령자 대상 보험 상품을 더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취약계층에 한해 중대 질병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사회 안전망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보험통계#암#사망률#3대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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