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환 숭실대 교수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 촉각뿐 아니라 온도와 습도, 화학물질에도 반응하는 점이 특징이다. 숭실대 제공
“피부암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고 진짜에 가까운 ‘전자 피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도환 숭실대 유기신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는 약 5년 전 전자 피부에 처음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전자 피부가 터치에 반응하는 수준으로 온도와 습도까지 느끼는 진짜 피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교수는 3년간의 연구 끝에 촉각은 물론 온도와 습도, 그리고 벤젠과 톨루엔 등 유해 화학물질까지 분간할 수 있는 전자 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6월 11일 자 온라인판에 실었다.
연구진은 전기용량(물체가 전기를 저장하는 능력)이 압력은 물론 온도와 습도, 유기용매 등에 의해 변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전기를 잘 흘려보내면서도 탄성이 좋은 탄소나노튜브로 필름을 만든 뒤 섬유 형태로 뽑아내 방충망처럼 가로세로로 섬유를 엮었다. 그리고 여기에 투명한 고무 재질 소재를 붙여 두께가 머리카락 3배 정도인 얇은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전자 피부는 10mg의 아주 작은 압력에도 반응을 나타냈고, 0.2도의 미세한 온도 변화와 2% 수준의 습도 변화까지 감지해 냈다. 벤젠과 톨루엔 등 화학물질의 종류에 따라 전자 피부의 전기용량도 달라졌다.
김 교수는 “몸에서 나오는 땀의 산성도(pH) 변화에 따라서도 전기용량이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암 등 질병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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