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키 성장 치료, 코 막힘부터 잡아야 효과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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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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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코 알레르기’ 치료

김남선 영동한의원장이 어린이의 키를 재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가 개발한 YD영동탕은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한편 키 성장도 촉진한다”고 말했다. 영동한의원 제공
김남선 영동한의원장이 어린이의 키를 재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가 개발한 YD영동탕은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는 한편 키 성장도 촉진한다”고 말했다. 영동한의원 제공
경남 남해에 사는 이정은 씨(20·여)은 중학교 때부터 ‘마스크 소녀’로 불렸다. 콧물, 코 막힘, 기침 등 코 알레르기 증상으로 1년 내내 거의 매일 감기를 달고 살았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은 물론이고 한여름에도 마스크 없이는 못 살 정도로 콧물이 심했다. 손발도 차서 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자야만 했다.

이 씨는 2009년 서울 강남구의 영동한의원을 찾았다.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오미자, 마황, 백작약, 감초 등이 함유된 ‘소청룡탕’에 택사, 백복령, 부자 등의 한약재를 더 넣은 처방을 받았다.

3개월쯤 지나자 콧물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6개월 후에는 손발이 더이상 차가워지지 않았다. 어느새 이 씨는 ‘마스크를 벗은 소녀’가 됐다. 이어 키 성장 치료를 받았다. 계지, 감초, 백작약, 대추, 생강 등이 함유된 ‘YD성장탕’에 녹용을 첨가한 처방을 받았다. 160cm였던 키가 6개월 후에 165.1cm로 자랐다. 한의원을 찾기 전에는 1년에 1cm 남짓 자랐었는데, 6개월 만에 5cm가 자란 것이다.

○ 코로 숨을 잘 쉬어야 키 잘 크고 공부 잘해

김남선 영동한의원장은 “1980년 한의원을 처음 개원할 때 강남 8학군의 학생 환자가 많았다”며 “학생들을 진료하다보니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리는 학생은 공부도 못하고 성장이 더디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코가 막히니 집중력이 떨어져 공부를 못하게 되고 숨쉬기가 편하지 않아 짜증을 잘 내게 된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키도 잘 자라지 않는다. 코로 숨을 잘 쉬지 못하면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치아가 썩고 얼굴이 변형될뿐더러 감기에도 쉽게 걸린다. 영동한의원에서 매주 수요일 ‘입 호흡과 알레르기 비염’을 주제로 무료강좌를 열고 있는 것도 입 호흡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키 성장에 필요한 네가지 중요 요소는 성장판 연골로 가는 산소, 수분, 영양분, 성장 호르몬이다. 한방에서는 몸이 찬 아이들의 경우 재채기, 콧물, 기침, 가래가 많이 생기고 키도 잘 안 자란다고 본다.

한의학적으로 진단하자면 ‘수독(水毒)’이 콩팥에서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수독이 코나 기관지, 폐 등에 쌓이면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힌다. 무릎, 발목, 엉덩관절(고관절), 척추에 수독이 쌓이면 성장판이 차가워진다. 성장판 연골로 가는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긴다. 이 때문에 성장연골이 분열되지 않아 키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것.

영동한의원이 개발한 ‘주열치료’는 관절과 성장판 온도를 1도씩 높여주는 방법이다. 성장판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돼 키 성장과 면역을 돕는 원리다. 김 원장은 “주열치료는 성장판 주위의 연골, 인대, 힘줄 근육을 활성화해 뼈의 성장을 돕는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녹용을 가미한 ‘YD녹용 성장탕’은 성조숙증도 예방해 성장판이 일찍 닫히는 것을 막아주고 오랫동안 키를 크게 한다. 이 효과는 키성장학회에도 보고된 바 있다”고 말했다.

○ 키 성장 치료와 동시에 해야 효과적

중국 후한 말 의서인 ‘상한론(傷寒論)’에는 체내의 물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차가워져 콧물과 코 막힘이 계속되고, 관절엔 수독이 쌓인다는 내용이 있다.

알레르기 처방용 소청룡탕은 이 점에 주목해 개발됐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차가운 체질을 따뜻하게 만들어 항알레르기 체질을 만들어주는 것. 소청룡탕의 성분인 ‘마황’과 ‘계지’가 자율신경을 자극하고 혈관을 확장하는 원리다. 소청룡탕에 들어가는 작약은 소염과 이뇨 작용을 하고, 오미자는 기침을 멎게 하고 체력을 좋게 해준다.

하지만 한 가지 처방만으로는 효과가 떨어진다.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재료를 달리 해서 처방한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예를 들어 입이 짧아 음식을 잘 먹는 아이에겐 소청룡탕에 보약인 ‘소건중탕’을 합방한 ‘YD영동탕’을 처방한다. 백작약 등을 주재료로 한 소건중탕은 소화력을 돕고 기를 소통시킴으로써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고 기력을 회복하게 해 키 성장도 촉진한다는 것.

영동한의원은 비염, 축농증, 천식·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한의원을 찾은 환자 중 224명에게 YD영동탕을 처방했다. 6개월 후 평균 키가 3∼4cm 자랐다. 1년 후에는 5∼10cm가 자랐다. 이 임상결과는 지난해 6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동양의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김 원장은 일본동양의학회와 침구학회에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14∼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에서는 키 성장과 알레르기 비염에 처방된 녹용과 소건중탕, 소청룡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17,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버트 케네디 스쿨에서 열리는 한의학 엑스포에서 ‘성장과 비염’이라는 주제의 논문도 발표한다. 기본 소청룡탕에 녹용, 천마, 홍화 등 성장을 자극하는 한약 재료가 추가된 YD녹용성장탕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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