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정용갑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이 말하는 ‘줄기세포 치료’

  • 동아일보

닳은 연골엔 인공관절이 능사?… 스스로 재생 치료도 있죠!

무릎관절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50대 환자가 주치의인 정용갑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왼쪽)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나누리병원 제공
무릎관절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50대 환자가 주치의인 정용갑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왼쪽)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나누리병원 제공
경기 안양에 사는 심계순 씨(58·여)는 20년 넘게 등산을 즐겼다. 얼마 전 오른쪽 무릎이 시리고 아파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다. 의료진은 나이에 비해 무릎의 물렁뼈인 연골이 많이 닳았다고 했다. 심 씨는 크게 낙담했다.

“가슴이 철렁하더라고요. 앞으로 마음껏 산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말이죠. 무릎질환이라 하니 동네 어르신들이 받은 인공관절 수술이 떠올랐어요. 저는 아직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벌써 그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심 씨는 최근 다시 마음을 놓게 됐다. 최근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다. 이 치료법은 굳이 인공관절을 사용하지 않고도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무릎관절을 치료할 수 있다.

일부 의사들은 줄기세포 치료법이 관절 질환 정복의 또 다른 전기가 될 거라고 말한다. 정용갑 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소장과 함께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알아봤다.

Q. 연골도 다른 신체조직처럼 재생이 되나요?

A. 관절 연골은 자체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거의 없습니다. 혈관이나 신경 등이 없는 조직이기 때문이죠.

Q. 관절 연골 치료엔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A. 치료법은 나이와 증상, 손상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미세 골절술’입니다. 관절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에 구멍을 내고 골수를 자극해 닳아버린 부위가 채워지도록 유도하는 방법이죠. 자기 몸에서 건강한 뼈와 연골을 채취해 이식하거나 채취한 연골 세포를 배양한 후 이식하는 치료도 효과적입니다.

Q. 그렇다면 인공관절 수술은 어떨 때 받나요?

A. 관절염이 심하고 O자형으로 다리가 휘어져 관절이 불안정할 때입니다. 이 경우엔 인공관절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죠.

Q. 줄기세포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은 뭔가요?

A. 줄기세포는 반복적으로 분열되면서 스스로 재생산합니다. 다른 기능을 가진 세포로 분화하는 능력도 있지요. 특히 ‘중간엽 줄기세포’는 연골세포로 분화합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가 새로운 방식의 연골재생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겁니다.

Q. 줄기세포 치료와 기존 치료법, 어느 게 나을까요?

A. 줄기세포 치료는 조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재생하는 치료입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 연골재생 치료법의 단점을 극복한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기존 치료법이라고 해서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습니다.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법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적용되어선 안 됩니다. 환자의 나이와 연골이 닳은 정도, 다리가 휜 정도, 관절의 변형 정도 등에 따라 치료법을 적절하게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전문의와 상담하고 진단을 받는 게 좋습니다. 치료법 결정은 그 다음의 일이죠.

Q. 현재 줄기세포를 이용해 시행되는 연골 재생 치료엔 어떤 것이 있나요?

A. 우선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술’을 들 수 있습니다. 골반 뼈에서 골수를 채취해 뼈, 연골, 지방과 섬유세포로 분화시키는 방법입니다. 현재 이 시술은 외상을 입은 젊은 환자의 연골 결손에 한해 허가 받은 시술입니다. 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제대혈을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술도 있습니다. 환자에 따라 맞춤식 세포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임상시험 결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비용도 많이 듭니다. 나이 제한은 없고 반복적인 외상이나 퇴행으로 인해 무릎 연골이 닳아 있거나 뼈 관절염을 앓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법입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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