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울 테면 채워봐, 히타치 TOURO DESK PRO 외장 하드디스크

  • Array
  • 입력 2012년 7월 16일 09시 28분


코멘트
PC에서 하드디스크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데이터(파일 등)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공식적인 명칭은 ‘보조 저장장치’. 프로세서(CPU)가 처리할 데이터를 잠시 담아두는 메모리(혹은 램, RAM)가 ‘주 저장장치’이며, 이렇게 프로세서가 처리한 데이터가 하드디스크에 저장된다. 하드디스크는 대개 메모리보다는 저장(데이터 입출력) 속도가 현저히 느리지만 저장 공간은 대단히 크다.

요즘에는 프로그램 하나만 설치해도 몇 GB~몇 십GB의 공간을 차지하므로 대용량 하드디스크의 수요가 늘어 나고 있다. 특히 평소 대용량 파일을 주고 다루는 동영상 콘텐츠나 사진 관련업 종사자들에게 하드디스크 용량은 CPU의 성능이나 그래픽 카드의 품질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들은 주로 USB 포트로 연결하는 외장형 하드디스크(이하 외장 하드)를 사용한다. 대용량 콘텐츠 파일을 자신의 PC가 아닌 다른 저장소에 백업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 독자 여러분은 지금 몇 GB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는가? 그리고 현재 구매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의 최대 용량은 얼마나 되는지 아는가? 혹시 조만간 외장 하드를 마련할 계획이 있는가? 여기서 소개하는 히타치(HITACHI) 사의 4TB 외장 하드, ‘TOURO DESK PRO(이하 토로 데스크)’를 통해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바란다.

4TB? 어느 정도 용량인지 감이 안온다면...

히타치 하드디스크는 오래 전부터 ‘저장장치’나 ‘스토리지’ 분야에서 ‘명가(名家)’로 인정 받은 제품이다. 주로 기업용 스토리지 장비에 수십, 수백 개씩 내장되는 만큼 하드디스크의 안정성과 신뢰성 면에서 검증 받았다. 토로 데스크는 용량에 따라 모델이 나뉘는데, 본 리뷰에서는 현재 시장 최대 용량인 4TB(테라바이트) 모델을 선정했다. 동일 제품으로 2TB, 3TB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PRO’ 모델에는 웹 저장소(클라우드) 기능도 제공된다.

4TB... PC 정보에 익숙하지 않다면 개인용 하드디스크로서 4TB의 용량이 어느 정도 큰 것인지 단박에 알기 어렵다. 4TB는 약 4,000GB(기가바이트)다(원래는 약 4,096GB지만 이해 편의상 천 단위로 절삭한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MB(메가바이트)로 환산하면 약 420만(4,194,304)MB다.

MP3 노래 한 곡이나 디지털카메라 사진 한 장이 평균 4MB라 하면 대략 100만 개/장를(을) 저장할 수 있고, 1.5GB짜리 영화 파일은 약 2,700편을 저장할 수 있다. 말이 2,700편이지 실로 엄청난 용량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사진 역시 100만 장을 저장하려면 사진작가가 아닌 이상 몇 년을 찍어 모아야 할 정도다.

요즘 출시되는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에 들어가는 하드디스크는 대개 500GB~700GB 정도며, 고급 사양 제품에는 1TB 용량 하드디스크도 장착되기도 한다. 하지만 4TB는 기업용 스토리지 장비에 적용될 만한 용량이지, 일반적인 용도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파일 관리에 조금만 신경 써도 500GB만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다.

4TB 대용량 도시락, 토로 데스크

히타치 토로 테스트 외장 하드는 4TB의 가공할 만한 용량 때문에 데스크탑에 장착되는 3.5인치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 케이스를 포함한 전체 크기는 학창시절 가지고 다니던 양철 도시락 크기다. 양 옆면은 검정색 투명 하이그로시 커버로 덮은 전형적인 USB 외장 하드의 디자인이다. 전면에는 전원 LED가, 뒷면에는 전원 단자와 USB 포트, 도난방지케이블 연결 구멍(켄싱턴락) 등이 있다. 3.5인치 외장 하드는 전원 스위치가 달린 제품도 많은데 토로 데스크는 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제품은 세로로 세우거나 뉘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뉘어 놓고 사용하는 게 안정적이긴 하겠다. 굳이 세워야겠다면 책꽂이 등에 두어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PC와의 연결은 일반 외장 하드처럼, USB 케이블로 토로 데스크와 PC의 USB 포트에 각각 끼우면 된다. 토로 데스크는 USB 3.0을 지원하므로 PC나 노트북도 이를 지원하면 기존 USB 2.0보다 훨씬 빠른 속도(이론적으로 10배)로 데이터를 이동/복사할 수 있다. 참고로 USB 2.0은 초당 최대 약 60MB(480Mbit) 용량을 전송하는데 비해, USB 3.0은 초당 최대 약 600MB(5Gbit) 용량을 전송할 수 있다. 이론 상 이 정도 차이라면 굳이 테스트해 보지 않아도 USB 3.0의 전송속도의 우수성을 짐작할 것이다. 자신의 PC가 USB 3.0을 지원한다면, 외장 하드 구매 시 몇 만원 더 비싸더라도 USB 3.0 지원 제품을 선택하기를 강력 권장한다.

대개 3TB 이상의 대용량 하드디스크는 윈도 XP 이하 버전에서는 용량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윈도 비스타나 윈도 7을 설치해 연결하곤 했는데, 토로 데스크는 4TB 용량임에도 윈도 XP에서도 바로 인식되니 간편하다.

이외에 일주일 24시간 내내 돌려 본 결과 작동 발열과 소음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소음의 경우 귀를 본체에 가까이 대야 들을 수 있을 정도이고, 발열은 손바닥으로 본체를 만졌을 때 미지근하거나 약간 따뜻한 정도였다. 물론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소음이나 발열이 높아질 순 있겠지만, 초기 상태의 소음 및 발열 상태는 그다지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끝으로, 혹시 모를 외국 출장을 대비해 각 나라에 맞는 교체형 전원 플러그 3종을 모두 넣어뒀다.

든든한 온라인/오프라인 백업 스토리지가 내 옆에

앞서 언급한 동영상/이미지 편집자들에게는 작업 파일이, 본 리뷰어와 같은 기자들에게는 기사 원고가, 프로그램 개발자들에게는 개발 소스가 자신의 ‘밥줄’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그 무엇보다 확실한 데이터 백업이 절실하다. 애써 작업한 데이터가 여러 이유로 손실/손상 됐을 때의 절망감이란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이들은 결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들은 주로 USB 외장 하드를 사용한다. 특히 대용량 파일을 다루는 이들은 하드디스크 용량도 구매 기준으로 꼽는다. 모르긴 몰라도 4TB 용량이면 몇 대의 외장 하드를 쌓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참고로 본문에서는 MS윈도 7 운영체제를 기준으로 리뷰한다.

토로 데스크를 PC와 연결하면 [컴퓨터] 항목에 기본적으로 ‘Hitachi’라는 이름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생성된다. 4TB라지만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약 3.63TB다. 일반적으로 하드디스크는 용량 표기 방식과 PC 인식 방식의 차이로 인해, 실제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약간 줄어든다. 그러니 3.63TB만 인식 되더라도 고장 난 게 아니니 당황하지 말길.

윈도 운영체제뿐 아니라 애플 맥OS(버전 10.5 이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맥OS를 지원하는 다른 외장 하드와 마찬가지로, 맥북 등에 연결하면 ‘타임머신(실시간 백업 기능)’용 백업 디스크로 사용하겠냐 묻는다. 만약 타임머신용 디스크로 사용한다면 토로 데스크에 들어 있는 모든 데이터를 삭제해야 하니, 윈도와 맥OS에서 번갈아 사용하려면 타임머신용 디스크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맥북 등에 연결되면 바탕화면에 ‘Hitachi’라는 드라이브 아이콘이 생성되며 이를 통해 파일을 이동/복사하면 된다.

윈도든 맥OS는 처음 연결한 그 상태로 필요에 따라 사용해도 되지만, 4TB 외장 하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토로 데스크에 들어 있는 ‘Hitachi Backup’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게 좋다. 시간에 맞춰 원하는 폴더나 파일을 알아서 백업해 주기 때문이다. 윈도용과 맥OS용 프로그램이 각각 있으니 시스템에 맞게 설치하면 된다. 설치 이후 사용법은 동일하니 여기서는 윈도 7 기준으로 리뷰한다.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로컬 백업(Local Backup)’과 ‘클라우드 백업(Cloud Backup)’, 두 항목이 나오는데, 로컬 백업은 토로 데스크 등 PC에 연결된 하드디스크에 백업하는 기능이고, 클라우드 백업은 히타치가 제공하는 인터넷 저장소에 백업하는 기능이다. 히타치 홈페이지에 가입하면 3GB 용량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년 49달러(2012년 7월 기준 한화 약 56,000원)를 지불하면 250GB까지 사용할 수 있다(프리미엄 계정). 또한 프리미엄 계정으로 등록하면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히타치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클라우드 백업 공간에 접속할 수 있다. 편리하긴 하겠다만, 250GB 사용에 월 5만원이라면 글쎄... 몇 십 GB를 무료로 주는 서비스도 많은데...

백업 프로그램은 영문이지만 사용이 복잡한 건 아니다(한글 버전도 들어 있지만 프로그램 설치 후 업데이트하면 다시 영문으로 바뀐다). 백업 기능을 활성(ON)하고 ‘LOCAL SETTING’ 항목을 클릭한 다음, 원하는 폴더를 추가하고 백업 시간을 예약하면 된다. ‘스케줄 설정(SCHEDULE SETTINGS)’에서 ‘자동(Automatic)’으로 선택하면 토로 데스크가 알아서 자동으로 백업한다. 아울러 ‘이력(History)’ 항목의 ‘How many backup revisions to keep’ 옵션에 숫자를 설정하면 그 숫자만큼 버전 별로 백업 파일을 저장한다.

예약 설정이 완료되면 이제 예약 시간에 맞춰 해당 폴더가 자동으로 토로 데스크로 백업된다. 본 리뷰어는 매일 새벽 2시에 ‘내 문서’ 폴더와 기타 이미지 파일 등을 백업하도록 설정했다. 백업된 파일은 토로 데스크의 ‘Hitachi Backup’ 폴더에 원본 폴더 구조대로 저장된다. 나중에 복원이 필요한 경우 프로그램 하단의 ‘복원(Restore)’ 버튼을 눌러 복원하거나, 백업된 폴더에서 원하는 파일이나 폴더를 복사하면 된다. 클릭 몇 번이면 완료되니 어렵거나 복잡할 거 없다.

한편 클라우드 백업 사용 방법도 로컬 백업과 거의 동일하다. 백업 기능을 활성하고 ‘CLOUD SETTINGS’에서 백업하려는 폴더와 예약 일시를 설정하면 된다. 다만 인터넷의 한정된 공간에 저장하는 백업이다 보니 백업 데이터의 용량에 따라 백업을 제한할 수 있다.

클라우드 백업의 경우 백업된 파일은 ‘VIEW MY FILE’ 항목을 클릭한 다음 인터넷 익스플로러 등의 웹브라우저로 서버에 접속해 확인할 수 있다. 클라우드 백업 가입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웹브라우저로 백업 폴더와 파일을 볼 수 있으며, 특정 파일을 더블클릭하면 PC로 내려받을 수 있다(파일 올리기는 불가능). 다만 본 리뷰어의 경우 웹브라우저 내 한글 파일/폴더 이름이 간헐적이지만 제대로 출력되지 않기도 했다(윈도 7, 인터넷 익스플로러9 기준). 참고로 ‘BUY MORE’ 버튼을 누르면 프리미엄 계정을 등록할 수 있다.

예약 백업이 진행되는 동안 ‘Hitachi Backup’ 프로그램은 실행해 놓을 필요 없으니 종료해도 된다. 토로 데스크만 안정적인 장소에 배치해 두면 그만이다. 한가지 알아둘 점은, 백업이 진행되는 중에는 파일 입출력 작업 부하가 대단히 발생하기 마련이니, 예약 백업 일정은 업무 시간 외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4TB를 다 채우는 당신이 진정 ‘매니아’

물론 토로 데스크를 백업 장치로 사용한다 해서 100% 완벽하게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토로 데스크도 경우에 따라서는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의 작업 PC에만 데이터를 저장해 두는 것보다는 훨씬 안심할 수 있다. ‘운영에 실패한 전산관리자는 용서해도 백업에 실패한 전산관리자는 용서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요즘 같은 때는 데이터 백업이 기업에게든 개인에게든 반드시 필요한 습관이다. 습관을 갖기가 어렵다면 토로 데스크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백업도 백업이지만, 토로 데스크를 리뷰하는 내내 4TB라는 용량적 든든함이 본 리뷰어의 마음을 편하게 했다.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개수와 용량에 상관 없이 마우스에 걸리는 대로 드래그 해서 이동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2주 동안 있는 파일, 없는 파일 다 끌어다 놔도 약 400 GB가 채 되지 않는다. 4TB, 즉 4,000GB의 위용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무려 4TB에 달하는 하드디스크를 꽉꽉 채울 수 있는 사용자라면 흔쾌히 권장하고 싶다. 끝으로 토로 데스크 4TB 외장 하드는 2012년 7월 현재 인터넷 쇼핑몰 기준 약 38만원 선이다. 하지만 4TB를 꽉 채운 데이터는 380만원, 3,800만원, 아니 3억 8,0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