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동통신 3사는 보이스톡을 경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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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7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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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톡과 VoLTE, 사용되는 기술(근간)은 동일. 단지 서비스의 ‘주체’가 다른 것일 뿐.

아직 단점이 많은 보이스톡, 하지만 보이스톡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일반 전화의 수요는 줄어든다.

최근 카카오의 무선 인터넷전화 보이스톡과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 3사)의 차세대 음성통화 서비스 VoLTE가 화제다. 보이스톡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로,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한 이동통신 또는 와이파이 등을 통해 사용자끼리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VoLTE(Voice over LTE)란, 이통 3사가 기존의 음성통화를 대체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차세대 음성통화 서비스로, 3G망을 통해 음성을 전달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LTE망을 통해 음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이통 3사 모두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VoLTE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런데, m-VoIP인 보이스톡과 VoLTE가 마치 다른 것처럼 알려졌지만, 사실 알고 보면 그 동작 원리는 거의 동일하다. 둘 다 음성을 데이터로 변환해 이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패킷 교환(paket switching) 방식이다. 패킷 교환 방식은 기존 방식과 달리 데이터를 전송할 때만 통신망을 이용한다. 때문에 한정된 무선 전파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음성이 끊기거나 잡음이 섞일 수 있어 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보이스톡과 VoLTE, 왜 이리 말 많나

거의 동일한 서비스인 보이스톡과 VoLTE를 두고 참 말이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비스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이스톡 서비스의 주체는 카카오톡 앱 제작사인 카카오다. 반면 VoLTE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다시 말해 이통 3사가 서비스의 주체다. 덧붙여 이는 보이스톡과 VoLTE만의 문제가 아니며, 모든 m-VoIP 서비스와 VoLTE 간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만, 국내에서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에 보이스톡이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이다.


물론, 아직 보이스톡은 단점이 많다. 통화 품질은 일반 통화보다 떨어지며, 보이스톡 가입자끼리만 통화할 수 있다. 이동통신망의 상태가 나쁘면 아예 통화가 끊기기도, 끊어지기도 한다. 다만, 급한 연락이 아닌 일반적인 연락은 보이스톡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한, 해외에 나가있는 지인과 통화를 할 때 비싼 국제 통화가 아니라 (약간의 끊김을 감수하더라도) 보이스톡을 이용할 수도 있다. 즉, 비싼 국제 통화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처럼 사용자가 보이스톡을 이용할 때마다 이동통신 3사는 자사의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카카오톡의 국내 가입자는 약 3,500만 명이다. 이들이 바로 보이스톡의 잠재적인 고객이다. 이통 3사의 입장에서는 경계 대상이다.


보이스톡 출시 이후 이통 3사는 VoLTE의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VoLTE의 장점을 강조해 보이스톡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통 3사에 따르면, VoLTE는 보이스톡보다 통화 품질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패킷 교환 방식의 단점으로 지적 받는 통화 품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QCI(QoS Class Identifier)’ 기술을 적용했다. 이러한 기술을 통해 데이터망에 부하가 걸리더라도 통화 품질이 저하되거나 음성이 끊기지 않는 ‘HD보이스(SK텔레콤의 VoLTE 브랜드)’를 발표했다.


가격도 기존 스마트폰 요금보다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LG유플러스는 VoLTE의 요금을 확정하기 위해 내부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전에도 경쟁사보다 저렴한 수준의 요금제를 책정해왔기 때문에 ‘깜짝 요금제’를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무선 프리콜’ 등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지속적으로 발표한 전례도 있다. 만약 LG유플러스가 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발표한다면, 경쟁사도 이에 맞춰 저렴하게 요금을 책정할 전망이다.

원하든 원치 않았든, 카카오는 보이스톡을 출시하며 이통 3사와 경쟁하게 되었다. 이번 논란을 통해 본 기자가 바라는 것은 한가지다. 사용자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 사실 많은 일반 사용자가 보이스톡(m-VoIP)이나 VoLTE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업체 간의 경쟁에 애꿎은 일반 사용자가 피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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