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제대로 뛰는 법]<4>건강목적에 맞는 개인 맞춤형 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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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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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만 앞세워 달리면 위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건강지키자


《직장인 정형준 씨(44)는 마른 체형이지만 복부 비만이다. 뱃살을 빼려고 한 달 전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다.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운동 효과도 빠를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 그는 회사 일을 마치면 헬스클럽을 찾아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1시간 이상 달렸다. 주말에는 러닝 트랙이 설치된 인근 하천변을 찾아 뛰었다. 하지만 뱃살은 빠지지 않고 발목과 무릎에 통증이 찾아와 한 달 만에 운동을 쉴 수밖에 없었다. 정 씨는 몸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달려야 운동이 된다는 말에 트레드밀을 뛸 때면 10분 정도 걸은 후 이내 뛰곤 했다. 20분 정도 가볍게 뛴 후에는 나머지 30분은 빠른 속도로 달린 후 운동을 멈췄다. 하지만 그는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평소에 신체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사무실 책상에서 보냈다. 신체 활동이라고 할 만한 것은 집과 지하철역, 지하철역과 회사를 오갈 때의 걷기가 전부. 무턱대고 뛰었으니 몸에 무리가 온 것은 당연했다.》
○ 맞춤형 달리기 프로그램 설계

정 씨처럼 살을 빼기 위해 무작정 열심히 달리기를 하다 중간에 포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관절을 다쳐 그만두기도 하고 부상까진 아니어도 온몸이 쑤셔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바람에 운동을 쉬기도 한다.

대부분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 무리하게 달렸을 때에 부작용이 나타난다. 운동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데 단순히 ‘운동을 강도 높게 오래 하면 좋겠지’라는 생각이 문제다.

전태원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교수는 “건강 상태와 신체 조건을 감안하지 않고 의욕만 앞세워 달리기를 하다 보면 발목 인대나 관절에 과도한 충격이 쌓여 부상할 수 있다”며 “운동 시작 전 반드시 자신의 체력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달리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와 프로스펙스는 개인별 맞춤형 달리기 방법을 알 수 있는 ‘R-formula’를 만들었다. 신체 조건과 평소 운동량을 입력하면 적합한 달리기 방법을 설계해준다. 각각 다른 신체와 생활 습관을 지녔지만 달리기를 똑같이 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프로스펙스 홈페이지(www.prospecs.com)를 방문하면 R-formula를 이용할 수 있다.

○ 평소 운동량 적으면 걷기·달리기 적절히 배합


R-formula 공식은 달리기를 하는 사람을 운동 목적에 따라 △체력 증진 △비만관리 △혈압관리 △당뇨관리 등 네 가지 그룹으로 나눈다. 운동 방법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이 네 가지와 관련된다.

정 씨의 키는 172cm, 몸무게는 70kg이다. 마른 편이지만 뱃살 때문에 몸무게가 정상 체중보다 더 나가는 편이다. 혈압과 혈당은 정상이지만 복부 비만 탓에 윗몸 일으키기를 1분에 20개 정도밖에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평소 격렬한 신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점. 운동이라고 할만 한 건 잠깐 걷는 게 전부다. 20분 이상 걷는 날도 일주일에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R-formula 시연 결과 정 씨는 1시간 운동 기준으로 보통 걷기(시간당 3.5∼5.5km 이상) 18분, 조깅 속도 달리기(6∼10km 이상) 7분, 보통 걷기 22분, 빠른 걷기(5.5∼7.5km 이상) 13분을 해야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걷기 13분, 빠른 걷기 7분을 하나의 세트로 해서 모두 3세트를 해도 좋다. 운동 시 심박수는 분당 77∼110 을 유지하고, 110을 넘으면 속도를 낮추라는 조언도 나왔다.

정 씨는 평소 운동이 부족했으니 일단 걷기 위주로 시작한 후 신체의 변화를 보면서 운동량을 늘렸어야 했다.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처져 있고 복부비만까지 더해져 무릎 등 관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무턱대고 빠르게 달렸으니 몸에 무리가 온 것은 당연했다.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을 세우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운동하기 힘들다. 오랫동안 운동다운 운동을 안 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의 몸 상태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올바른 달리기 방법을 실천해야 꾸준히 운동할 수 있고 효과를 볼 수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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