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은밀한 사생활까지 서비스?

  • 입력 2009년 1월 23일 02시 58분


다음 ‘로드뷰’ 서비스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된 사진 중 하나. 서울 서대문구 한 모텔에 남녀가 들어가고 있다. 다음은 처음에 얼굴 부분만 흐리게 처리했으나 옷차림 등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두 사람의 몸 전체를 흐리게 블러링(점선 안) 처리했다. 다음 ‘로드뷰’ 화면 캡처
다음 ‘로드뷰’ 서비스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된 사진 중 하나. 서울 서대문구 한 모텔에 남녀가 들어가고 있다. 다음은 처음에 얼굴 부분만 흐리게 처리했으나 옷차림 등으로도 알아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두 사람의 몸 전체를 흐리게 블러링(점선 안) 처리했다. 다음 ‘로드뷰’ 화면 캡처
다음 지도서비스 ‘로드뷰’ 인물-차량번호 식별 가능

누리꾼들 “누구냐” 사람찾기 놀이… 인권침해 논란

포털사이트 다음이 19일 내놓은 새로운 지도 서비스 ‘로드뷰’가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로드뷰는 웹 지도에서 서울과 주요 도시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 서비스. 전국을 고해상도 항공사진으로 보여주는 ‘스카이뷰’가 위에서 내려다본 것이라면 ‘로드뷰’는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도로 주변을 촬영한 사진이다.

문제는 사진 속 인물이나 차량번호까지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사진에는 한 여성이 남성의 무릎 위에 앉아 있고 남성은 여성의 티셔츠 속을 더듬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골목을 찍은 사진에는 두 남녀가 모텔로 들어서는 모습이 담겼다. 이 사진은 처음엔 얼굴만 블러링(사진을 흐리게 하는 기술) 처리를 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자 현재는 전신을 블러링 처리한 상태다. 지인들은 옷차림과 소지품만으로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로드뷰’의 사진을 놓고 ‘사람 찾기 놀이’가 한창이다. ‘로드뷰’에 올라간 사람의 얼굴과 차량번호가 블러링 처리돼 있지만 장소와 옷차림, 소지품, 뒷모습만으로도 누구인지 알아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측은 ‘로드뷰’ 서비스 시작을 늦추면서까지 전수 검사를 통해 사람 얼굴, 자동차 번호판 등 개인 사생활과 연결된 데이터를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이미 예견된 바다. 구글이 2007년 시작한 ‘스트리트뷰’ 서비스 역시 일본 도쿄 러브호텔에 들어서는 연인들의 모습까지 드러나 현지 교수·변호사 단체가 인권 침해라고 크게 반발했던 사례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각지에서 구글의 ‘스트리트뷰’를 통해 여성의 누드 일광욕 모습이나 스트립 클럽에서 나오는 남성의 모습 등이 공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다음 측은 “현재 사용자들의 신고를 받는 ‘핫라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모니터링 인력도 확충했다”며 “기술력과 인력을 통한 이중 작업을 거쳐 초상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로드뷰:

지도를 클릭하면 해당 장소를 360도 파노라마 사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특수 촬영 장비를 이용해 찍은 사진들이 담겼다. 간판 및 도로 이정표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거리 모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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