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고통스러운 허리디스크, 메스를 대기가 두렵다면…

  • 입력 2008년 6월 23일 02시 57분


《“어쩐지 도도하고 섹시해 보여요.”

미니스커트에 다리를 꼬고 앉은 여성을 본 남성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실제로 두 다리를 나란히 하고 앉은 여성보다는 꼬고 앉은 여성이 더 섹시해 보인다.

하지만 ‘섹시하게 꼰’ 다리는 척추에 치명타다. 꼬지 않은 다리 쪽 골반으로 2배 이상의 몸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결국 골반이 뒤틀리고 척추가 비뚤어져 ‘허리 디스크(일명 추간판 탈출증)’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

허리 디스크는 뼈마디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가 외부 충격이나 노화로 삐져나와 신경과 근육을 자극하는 병.

허리 디스크 외에도 대표적인 척추질환들이 있는데,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과 척추 일부분이 닳아 없어지는 척추분리증이 그것이다.

척추는 목뼈, 등뼈, 허리뼈, 엉덩이뼈, 꼬리뼈 등으로 이뤄져 있다. 척추에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질병이 발생한다.

목뼈의 이상은 두통, 현기증, 고혈압,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등뼈가 망가지면 호흡곤란, 천식, 흉통, 폐렴, 당뇨병, 만성피로 등이 야기될 수 있다. 또 허리뼈가 잘못되면 변비, 충수염, 방광질환, 생리통이 올 수 있다. 엉덩이뼈와 꼬리뼈 이상은 관절 질환과 치질을 가져오기도 한다.

척추 손상이 심하면 완전마비나 부분마비가 온다. 두 발로 걷지 못해 휠체어에 평생 의지하거나 병상에 누워 지내야 한다.

나누리병원 장일태 대표원장은 “척추는 몸의 기둥이다. 기둥이 부실한 집은 아무리 화려한 장식을 해도 무너지기 쉽다”고 말했다.》

척추질환 전문 나누리병원

비수술, 운동, 검증된 수술 등 ‘맞춤 시술’로 환자 만족도 높인다

“수술한다는 사실이 두려워 뜬눈으로 밤을 샜어요. 수술이 잘못돼 전신마비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주부 이모(66) 씨는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날을 떠올렸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말 택시에서 내리던 중 온몸이 갑자기 굳어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곧바로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이 씨는 수술이 부담스러웠다. ‘나이가 많은데 수술 후 제대로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이런 이유에서 이 씨는 척추질환을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고친다는 ‘나누리병원’를 찾았다.

이 씨는 비수술 치료 중 하나인 ‘신경가지 치료술’로 허리디스크를 치료했고, 지금은 운동 치료로 허리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척추전문병원 나누리병원은 병원을 찾아오는 요통 환자 중 90% 이상을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한다. 부득이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수술을 한다.

2003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문을 연 이 병원은 현재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내과 등에 걸친 20여 명의 의료진이 하루 평균 환자 200여 명의 허리건강을 챙기고 있다.

○ 척추질환 악순환,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하루의 운동량은? 직업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가족은?”

초진 때 환자에게 하는 질문들이다. 나누리병원은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을 이용한 검사결과가 나오면, 이렇게 초진 질문에 대해 환자가 대답한 내용과 결합해 ‘맞춤형 진료’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비수술 치료와 운동 치료, 수술 등의 치료법을 선택한다. 굳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에게는 비수술 치료와 운동처방을 내린다.

비수술 치료로는 통증을 일으키는 부위의 신경가지를 찾아 치료하는 ‘신경가지 치료술’과 바늘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근육자극 치료술’, 통증 유발 부위를 찾아 고주파로 치료하는 ‘고주파 신경치료술’ 등을 시술하고 있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3회 시술을 받으며, 가격은 회당 3만∼10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치료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게 장점.

그렇다면 운동처방은 어떨까? 나누리병원 척추건강센터에서 환자들의 운동치료를 돕는 문훈기 실장에 따르면, “아무리 좋은 운동이라도 자기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뿐”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짜서 실시해야 효과를 본다.

허리 근육이 약해지면 척추는 과중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디스크(추간판) 탈출’ 같은 척추 질환들을 일으킨다. 운동치료는 이런 악순환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다.

○ 검증된 수술, 1석 2조의 효과

“아무리 좋다고 하는 최신·최초의 수술법도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일태 원장의 말이다. 최신 혹은 최초의 수술법은 의사에겐 좋은 경험일지 몰라도 환자에게는 그만큼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수술법을 선보인다. 하지만 최신 수술법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반면 검증된 수술은 일단 안전한 데다가 보험이 적용되므로 치료비도 저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별로 2006년 한 해 동안 수술을 몇 건 했는지를 30개 질환별로 조사한 결과, 척추수술 분야에서 나누리병원은 5위(1715건)를 차지했다. 병원의 크기나 내왕 환자 수를 감안할 때 결코 높지 않은 등수다. 이에 대해 이 병원 의료진은 “환자들이 수술을 원한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했다면 훨씬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름다운 재단 선정 ‘나눔병원 1호’

나누리병원은 전국 100여 곳의 병원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척추전문병원으로 알려진 미국 스탠퍼드 병원과 제휴를 맺었다. 두 병원은 의료진과 의료기술을 교류하고, 척추관절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환자 및 의사 교육 프로그램을 교환하고 있다.

나누리병원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좋은 병원’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지난달에는 병원 로비와 식당, 옥상에서 의류, 생활용품, 농산물 등을 파는 ‘나눔 바자회’를 열었다. 바자회 수익금은 아름다운 재단과 나훔봉사회에 기탁했다. 나누리병원은 아름다운 재단이 선정한 ‘나눔병원 1호’이기도 하다.

나누리병원의 병상은 100개. 늘어나는 환자에 비해 병상 수가 모자라 9월에는 인천 부평동에 제2의 나누리병원을 개원한다. 인천 병원은 지하 3층, 지상 10층 건물에 172병상 규모. 병원 측은 “인천 병원 개원은 나누리병원의 전국 네트워크화와 미국 등 세계 진출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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