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세계 최고 슈퍼컴”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미국 뉴욕 주 퍼킵시 시 IBM연구단지에서 최종 납품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세계 최초의 페타플롭급 슈퍼컴퓨터 ‘로드러너’의 모습. 냉장고 크기의 278개 서버(컴퓨터)를 수만 줄의 케이블로 상호 연결해 가동한다. 사진 제공 IBM
미국 뉴욕 주 퍼킵시 시 IBM연구단지에서 최종 납품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세계 최초의 페타플롭급 슈퍼컴퓨터 ‘로드러너’의 모습. 냉장고 크기의 278개 서버(컴퓨터)를 수만 줄의 케이블로 상호 연결해 가동한다. 사진 제공 IBM
美 IBM 1억달러 들여 개발 ‘로드러너’ 첫 공개… 초당 1000조회 연산

냉장고 크기 서버 278개로 구성…“과학 전분야 시뮬레이션에 활용”

‘로드러너=10¹5(1000조), 최초의 페타플롭 연산 구현!(First to sustained PetaFlops/sec!)’

1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주 퍼킵시 시(市) IBM연구단지의 12번 빌딩.

초당 1000조 회(페타플롭·PetaFlops)의 연산이 가능한 세계 최초의 슈퍼컴퓨터 ‘로드러너’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을 때, 로드러너의 탄생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여러 개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로드러너는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숙원으로 여겨져 온 초당 1000조 회 연산을 최초로 달성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다. IBM과 미국 정부산하 로스앨러모스 국립핵연구소가 약 1억 달러(약 1030억 원)를 투자해 개발한 로드러너는 이달 9일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계 IT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로드러너의 실제 모습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날이 처음. 로드러너가 설치된 건물 2층에 다다르자 운동장만 한 방에 가득 들어차 있는 로드러너의 형체를 볼 수 있었다.

로드러너는 냉장고 크기의 278개 서버(컴퓨터)가 합쳐져 이뤄진 슈퍼컴퓨터였다. 각각의 서버는 수만 줄(총길이 88.5km)의 주황색 케이블로 서로 연결돼 있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복잡하게 얽힌 뇌신경을 연상하게 했다.

케샤브 란가나탄 IBM 딥 컴퓨팅 전략 매니저는 “로드러너는 10년 전 가장 빨랐던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빠르고, 그 당시 20년 걸렸을 작업을 일주일 만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말했다.

1997년 ‘딥 블루’라는 슈퍼컴퓨터가 당시 13년 이상 체스 게임 챔피언 자리를 지킨 러시아의 가리 카스파로프와 맞붙어 승리한 것은 인간의 지적능력에 도전하는 슈퍼컴퓨터 개발의 시작이었다. 그 후 10년간 슈퍼컴퓨팅 기술은 혁신적인 진보를 거듭했다. 그 발전 속도를 자동차의 연료소비효율에 적용한다면 오늘날 자동차는 L당 8만5000km를 달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란가나탄 매니저는 “페타플롭급 슈퍼컴퓨터 시대의 개막은 그간 과학자들이 꿈꿔왔던 모든 연구와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라며 “기후변화 연구, 자연재해 예측, 우주 기원 연구, 전염병 확산 연구, 의약품 개발, 에너지 유전 개발, 금융 정보 분석 등 모든 산업에서 진일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퍼킵시 시의 IBM연구소에서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인 로드러너는 이르면 다음 달 뉴멕시코 주의 로스앨러모스 연구소로 보내져 향후 미국의 핵무기 제어 및 핵사고 긴급대응 시스템 등에 활용하게 된다.

IBM 측은 “2010년경 슈퍼컴퓨터는 초당 1경(1 Quadrillion)의 연산을 수행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사람처럼 능동적으로 ‘깊은 사고(Deep thinking)’를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퍼킵시(미국)=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슈퍼컴퓨터 로드러너 사양
슈퍼컴퓨터 이름로드러너
성능초당 1000조(10¹5)회의 연산(페타플롭) 가능
성능 특징-세계에서 유일한 페타플롭급 슈퍼컴퓨터
-10년 전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보다 1000배 빠름
-10년 전 20년이나 걸렸을 작업을 일주일 만에 처리
개발 주체IBM 및 미국 정부 산하 로스앨러모스 국립 핵연구소(뉴멕시코 주 소재)가 공동개발
이름 유래뉴멕시코 주를 상징하는 새 이름에서 따옴
개발 비용약 1억 달러
구조냉장고 크기의 278개 서버(컴퓨터)를 총길이 88.5km의 케이블로 모두 연결해 가동
칩구성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 게임기에 들어가는 셀 칩을 AMD의 프로세서와 병합해 효율성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칩
활용 분야기후변화 연구, 자연 재해 예측, 우주 기원 연구, 전염병 확산 연구, 의약품 개발, 에너지 유전 개발, 핵 연구, 금융 정보 분석 등
자료: I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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