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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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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퀸★단비’
2005년 4월 다음 카페에서 글쓰기를 시작해 최근까지 8권의 소설을 펴낸 인터넷 인기 작가 이민경(22·사진) 씨의 필명이다.
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에게서는 좀처럼 도도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도도퀸은 제가 낯을 좀 가리다 보니 주변에서 도도하다고 오해해서 붙인 별명이에요. 단비는 집에서 부모님이 저를 부르는 애칭이고요. 가운데 별(★)은 스타가 되고 싶어서 넣었어요.”
○ 여성직장인 애환 주로 다뤄
이 씨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많이 읽고, 시(詩)나 이야기를 많이 썼다고 한다. “고교 졸업 직후부터 누군가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독자들의 감상을 듣고 싶어졌어요. 글을 매개로 한 소통이 필요했던 거죠.”
그가 쓰는 소설의 장르는 요즘 유행하는 ‘치크리트(chick-lit)’다. 젊은 여성을 뜻하는 속어인 ‘chick’와 문학을 뜻하는 ‘literature’의 합성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처럼 적극적인 여성 직장인이 겪는 일과 사랑을 주로 다룬다.
그래서 이 씨의 소설에는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한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신간 ‘본프로젝트’는 기업 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과 사랑을 다뤘다. ‘꽃보다 로제트(뉴욕에서 울지 않는 법)’는 웨딩 디자이너 세계를 묘사한 책이다.
“어머니 팬들 중에 ‘아이 낳고 소극적으로 인생을 살다가 도도퀸의 책을 읽고 자신감을 찾았다’는 분들이 계세요. 내 소설의 주인공에게 반해 장래 희망을 바꿨다는 10대 청소년도 있고요. 내 글을 보고 꿈을 키우는 독자들이 있어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 다음 카페 회원 3만3000여 명
이 씨의 다음 카페 회원은 3만3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2월에는 첫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연재된 소설을 수십 번 읽었다는 독자도 (오프라인에서) 책으로 다시 읽으면 느낌이 새롭다고 하세요. 책은 좀 더 진지하게 열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는 소설에서 다루고 싶은 직업 분야가 너무 많아 늘 고민이라고 했다.
“얼마 전 (한국인 최초로) 우주에 다녀온 이소연 씨를 보면서 우주인 양성 과정에 대해서 쓰고 싶어졌어요. 오늘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다 보니 신문기자들의 세계도 무척 궁금하네요.”(웃음)
호기심 가득한 그의 눈이 별(★)처럼 빛났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