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창업 통신]호주 IT 보안업체 ‘퓨어 해커사’

  • 입력 2008년 1월 17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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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경찰, 고객 시스템 해킹해 안전 점검

‘자신을 팔아라.’

경찰 수사관 출신이 해커로 변신했다. 해킹을 통해 정보기술(IT) 보안 서비스를 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로버트 매커덤 씨의 얘기다. 9년간 경찰에 몸담았던 그는 2002년 고객의 IT시스템에 해킹을 해서 시스템의 안전성을 점검해 주는 IT 보안 서비스 전문 기업을 설립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퓨어 해커사’는 ‘모의 해킹’에 특화된 IT 보안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주로 고객사의 IT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해킹해 시스템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취약한 부분을 찾아내는 일을 한다.

이 회사는 연평균 50%가량 성장해 2006년 호주의 유력 경제지가 선정한 ‘고속 성장 100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수사관 생활을 접은 매커덤 씨는 IBM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첫 사업장은 자신의 집 침실이었다. 그는 “고객이 될 만한 회사에 끝없이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한 회사에 평균 7번가량 전화를 걸어야 겨우 한 번 회신을 받았고, 첫 거래 상담을 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그가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판 것은 자신의 경찰 근무 경력이었다. 고객들에게 보안상 위험을 인식시키는 데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

매커덤 씨는 고객 서비스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퓨어 해커사는 어떤 종류의 홍보물이나 인터뷰에서도 고객사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에서는 국방부서를 비롯한 정부기관, 금융, 컨설팅, 법률 서비스 부문의 기업들이 퓨어 해커사의 주요 고객으로 알려져 있다.

매커덤 씨는 최근 CEO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 새로운 사업 개발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퓨어 해커사의 전략은 ‘작은 기업’의 유지와 연구개발(R&D) 투자다.

창업 이래 퓨어 해커사의 서비스 부문은 모의 해킹으로 국한되어 있다. 고객들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작은 조직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2006년 퓨어 해커사의 R&D 투자 규모는 전체 매출의 23%에 이른다.

매커덤 씨는 “현금이 없어지면 누구나 금방 눈치 챈다. 그러나 정보는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그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 KOTRA 호주 시드니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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