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통화 기다릴 땐 뮤직비디오가 반긴다

  • 입력 2007년 4월 12일 03시 01분


코멘트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1일, 한 고객이 매장에서 화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 KTF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1일, 한 고객이 매장에서 화상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고르고 있다. 사진 제공 KTF
3세대 이동통신을 사용하면 별도의 기기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화상회의를 즐길 수 있다.
3세대 이동통신을 사용하면 별도의 기기 없이 휴대전화만으로 화상회의를 즐길 수 있다.
《지난달부터 KTF와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3세대(3G) 이동통신인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의 전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화상통화 시대가 열렸다.

KTF의 ‘쇼(SHOW)’와 SK텔레콤의 ‘3G+’ 서비스가 그것.

그런데 아직 3G 서비스에 대해 막연히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것’ 정도로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 알아두면 좋은 3G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들을 살펴보자.》

[1]쌩얼로 있을때 갑자기 전화 오면 화장한 얼굴로 바꿔요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게 언제나 좋은 건 아니다. ‘추리닝(트레이닝복)’을 입고 화장을 지운 ‘쌩얼’로 집에 있을 때 남자친구에게 화상전화가 오면 난감하다. 이럴 땐 ‘대체영상’ 기능을 써보자. 예전에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화면을 대체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와는 조금 다른 ‘배경화면 교체’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배경화면 교체란 쉽게 말해 자신의 얼굴은 그대로 두고 원하는 동영상 배경화면을 실제처럼 넣어주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는 아직은 기술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게 이동통신 업계의 설명이다.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녹화된 동영상을 하나만 재생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얼굴과 배경 두 가지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야근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술자리에 갔는데 아내에게서 화상전화가 걸려 왔을 때 사무실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긴 어렵다는 뜻이다.

[2]전화 거는 사람, 통화연결음 대신 뮤비 즐기며 기다려요

화상전화를 사용하는 대학생 이봉림(27) 씨는 기존의 통화연결음 대신 김아중의 ‘마리아’ 뮤직비디오로 ‘통화연결동영상’을 설정해 놨다.

화상전화를 거는 사람은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 신호음을 듣는 대신 상대방이 설정해 놓은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씨의 친구들은 “뮤직비디오를 더 보고 싶은데 왜 그리 전화를 일찍 받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회사원 양명선(25) 씨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회사 동료들과 화상회의를 한다. 양 씨는 “각자 외근 중일 때 업무 일정을 상의하거나 업무 결과를 체크하는 데 편리하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기능은 이동통신사에 따라 4, 5명이 이용할 수 있다. 4명이 화상회의를 하면 휴대전화의 화면이 4등분되어 서로의 얼굴이 비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회의가 아니더라도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휴대전화상에서 한데 모이는 게 가능해진다.

연인끼리 화상통화를 하고 싶은데 화상전화가 한 대뿐이라도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KTF는 한쪽이 화상전화 단말기가 없어도 PC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설치해 ‘쇼’ 홈페이지(www.show.co.kr)에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영상 대화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화면 끊기지 않고 드라마 선명하게 볼 수 있어요

3G 서비스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동영상, 사진 등 데이터의 전송 속도가 기존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LG전자의 싸이언 LG-KH1300은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가 1초에 최대 3.6Mb(메가비트)까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용량이 4MB(메가바이트)인 음악파일을 내려받는 시간은 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휴대전화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도 화면이 끊기지 않고 선명하게 볼 수 있다.

3G 전용 휴대전화에 내장된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도 우리 생활을 한층 편리하게 해줄 전망이다. USIM은 휴대전화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저장된 일종의 스마트카드다. 굳이 여러 장의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지 않아도 교통카드, 신용카드,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카드, 회사의 출입카드 등을 USIM 안에 모두 넣을 수 있다.

3G 서비스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술표준이기 때문에 자신의 휴대전화 단말기와 번호를 해외에 나가서도 바로 쓸 수 있다. 화상통화뿐 아니라 문자메시지와 데이터 통신도 가능하다. 현재 3G 자동 로밍 서비스는 일본 영국 호주 등 26개국에서 가능하며 서비스 국가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3세대 이동통신: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은 화상통화와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이동통신 서비스다. 2003년부터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3G 서비스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보다 한 단계 발전한 기술이어서 ‘3.5세대’ 서비스로도 불리지만 일반적으로 WCDMA와 함께 3G 서비스로 취급한다. 3G 서비스의 화상통화는 화면을 봐야 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대지 않고 손에 쥐고 사용해야 한다. 조용한 장소에서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만 지하철이나 거리 등 시끄러운 곳에서는 이어폰을 함께 쓰는 것이 좋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