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건강검진, 제때 제대로]<9>신장병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3시 03분


코멘트
소변검사로 신장 이상 판독 요령
약국에서
소변검사용
시험지를 산다
아침 첫 소변의 중간 부분을 받아 시험지를 담근다.
요당
양성반응이면
당뇨병이나 신장이 영양분, 전해질을 흡수하지 못하고 오줌으로 배설시키는 판코니증후군일 수 있다.
잠혈
양성반응이면
혈뇨일 가능성이 높다.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신장 이상일 수 있다. 검사 전에는 비타민C를 먹지 않아야 정확도가 높다.
단백
양성반응이면
다른 이상 없이 이 반응만 나타나면서 오전에는 음성, 오후에만 양성이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상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전에도 양성이거나 잠혈과 함께 나오면 만성사구체신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초등학교 6학년 김상우 군에게 신장 이상 징후가 발견된 것은 6년 전이다. 학교 건강검진 때 소변검사에서 혈뇨가 있다고 나왔던 것. 당시에는 눈으로 관찰되지 않을 만큼 증상이 미미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게 화근이었다.

올해 검사에서는 혈뇨만 아니라 단백뇨 증상까지 있어 조직검사를 받았다. 김 군은 만성사구체신장염 진단을 받았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5단계 증상 가운데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2기였다는 것. 김 군은 요즘 신장의 염증을 다스리기 위해 약을 밥만큼이나 먹는다.

신장염은 다른 병과 달라서 이처럼 자각증상이 없는 사람이 많다.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으면 이미 늦어 수술이나 투석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많다. 소아 때 조기검진을 해야 하는 이유다.

어느 날 갑자기 오줌 색깔이 콜라 색처럼 흑갈색이나 파란색으로 나온다면 일단 신장염을 의심해야 한다. 한 번 그러고 말면 감기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나타난 급성신장염일 확률이 높으므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오줌 색 이상이 반복되면서 피로감, 무기력증, 빈혈까지 온다면 만성신장염일 확률이 높다.

신장염은 소변검사만 해도 미리 찾아낼 수 있다. 요즘에는 집에서도 혼자 쉽게 할 수 있다. 약국에서 7000∼8000원짜리 소변검사용 시험지를 산 뒤 아침의 첫 오줌을 중간부터 받아 적신다. 제약회사마다 붙여놓은 설명 표대로 색깔이 변하는 항목을 보고 요당, 잠혈, 단백뇨 여부를 확인한다.

경희의료원 소아과 조병수 교수는 “여러 증상이 관찰돼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 혈액검사를 해보고 괜찮다고 할 때가 있다”며 “만성사구체신장염은 신장이 50% 이상 망가져야 혈액검사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개월 동안 혈뇨가 지속적으로 검진되거나 혈뇨와 단백뇨가 동시에 나타날 때는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은 의무적으로 매년 소변검사를 받게 돼 있다. 귀찮다고 빼먹으면 절대 안 된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