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38년만에 제모습 찾는다…4㎞ 철조망 철거 조치

  • 입력 2006년 9월 22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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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산인 인왕산이 정부의 철조망 제거 조치에 따라 38년 만에 제 모습을 되찾았다.

군 당국은 인왕산 남쪽 끝에서 북쪽 끝을 거쳐 북악산에 이르는 약 4㎞ 구간의 철조망 제거작업의 마무리일정을 한창 진행 중이다. 22일 현재 인왕산 구간의 철조망 구조물이 모두 철거된 가운데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경복궁 서쪽의 진산이자 동쪽 낙산의 좌청룡(左靑龍)과 더불어 북악산의 우백호(右白虎) 구실을 했던 인왕산이 '분단의 옛 상처'를 딛고 새롭게 태어났다.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경계인 인왕산의 철조망은 그동안 남북 산등성이를 타고 길게 둘러쳐져 있어 민간인의 자유로운 출입을 통제해왔다.

인왕산이 이처럼 철조망으로 에워싸인 것은 1968년 남파간첩인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침투 기도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이 사건 직후에 산 주위에 철책을 설치하고 군 경비를 강화함과 동시에 민간인의 출입도 막았다.

그러다 문민정부 출범 후인 1993년에 인왕산이 민간에 개방됐고 이번에 철조망마저 완전히 제거됨으로써 높이 338m의 인왕산은 훼손의 옛 상처를 딛고 제 모습을 찾게 됐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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