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강윤구(사진) 교수가 큰일을 냈다. 그는 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암 관련 최대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국내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위암에 대한 다국가 임상시험을 마무리한 결과를 발표했다.
2만여 건의 임상자료 발표가 쏟아지는 이번 학회에서 구두로 발표할 기회를 가진 국내 의학자는 강 교수와 경북대 종양내과 김종광 교수 두 사람뿐이다.
강 교수는 2003년부터 한국 중국 홍콩 러시아 등 12개국의 위암 환자 316명을 대상으로 기존에 사용된 표준요법인 5-FU 주사제와 먹는 경구용 항암제인 신약 젤로다의 효능을 비교하는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 항암제를 쓰면서 환자에게는 시스플라틴이라는 항암제도 함께 투여했다.
연구 결과 젤로다와 시스플라틴 항암제에 대한 종양의 반응률이 기존 29%에서 41%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응률이란 항암제를 투여한 뒤 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상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생존율은 두 군 모두 10개월 정도로 비슷하게 나왔다.
강 교수는 “기존 위암 표준요법에 사용되던 주사제는 일주일에 닷새간 입원해야 하는 불편과 함께 감염, 혈전증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며 “그러나 먹는 약은 일주일에 하루만 병원에 오면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불편이 없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이 자료를 근거로 유럽연합(EU)에 위암 적응증 허가신청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로슈 울스 플루어키거 사장은 “이번 연구로 한국이 다국가 임상시험과 암 치료 분야에서 국제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인정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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