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끓는 냄비 흰구름은 작은 물방울”

  • 입력 2006년 4월 7일 02시 59분


한 폭의 동양화에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시로 풀어냈다. 10일부터 공모하는 ‘화학 시화전’을 위해 청주교대 학생들이 예로 선보인 작품. 사진 제공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
한 폭의 동양화에 ‘수소와 산소가 결합해 물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시로 풀어냈다. 10일부터 공모하는 ‘화학 시화전’을 위해 청주교대 학생들이 예로 선보인 작품. 사진 제공 국제화학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
“물이 끓는다. 흰 구름을 뿜어내면서. 흰구름아! 흰구름아 너는 누구니?”

끓는 물에서 나오는 김을 구름에 빗대어 읊은 시구 같다.

그런데 뒤 소절이 재미있다.

“나는 수증기가 식어서 만들어진 작은 물방울.”

물을 끓일 때 나오는 김을 흔히 기체(수증기)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기체가 식어 액체(물방울)로 변한 상태라는 내용이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도 대부분 작은 물방울로 구성돼 있다.

딱딱한 화학 지식을 학생들이 자신의 눈높이에서 시와 그림으로 ‘재치 있게’ 풀어내는 이색적인 대회가 국내에서 처음 열린다. 이른바 ‘화학 시화전(詩畵展)’. 국제화학올림피아드(ICho) 조직위원회(대회장 이은 서울대 교수)가 7월 2일부터 10일간 영남대와 경북 경주시 일원에서 열리는 ‘제38회 ICho-2006’을 계기로 마련한 공모전이다. 정부가 올해를 ‘화학의 해’로 지정한 것을 기념한 행사이기도 하다.

얼핏 보면 ‘싱겁다’고 느껴지기 쉽다. 이덕환 ICho-2006 사무총장(서강대 화학과 교수)은 “싱겁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포인트”라며 “학생들의 눈높이 수준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응모작을 모아 ‘학습자료’를 만들어 전국 1400여 개 고등학교 화학교사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참가대상은 중고생과 대학생. 10일부터 24일까지 홈페이지(icho2006.kcsnet.or.kr/)에 신청한 후 ‘작품’을 5월 1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물을 끓일 때 나오는 김의 정체 같은 몇몇 예시작들이 소개돼 있으므로 ‘시상’을 떠올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우수작에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중고등학생부)과 과학기술부 장관상(대학생부)이 수여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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