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약사 부부 둘째아이 키우기]<24>누굴 닮았지?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코멘트
“난 어릴 때 예쁘다고 칭찬받으며 자랐어.” “나도….”

우리집 두 딸을 볼 때마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아쉬운 마음이 약간 들기도 한다. 평균 이상이라고 자부하는(?) 나와 아내에 비하면 좀 처지는 아이들 외모 때문이다.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이왕이면 딸들이 좀 예뻤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승민이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넓적한 얼굴, 외꺼풀 눈, 퍼진 코, 두툼한 입술과 툭 튀어나온 입, 다부진 몸매 등 우리의 단점들만 고스란히 빼다 닮았다. 둘째 지원이는 한술 더 떠서 도대체 누구를 닮았는지 모르겠다는 평이다. 떼쓰는 모습이나 웃는 모습 등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스럽지만 말이다. 반면 몇 년 전 CF촬영차 만난 꼬마 모델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예뻤는데, 그 아이의 부모는 뜻밖에 평범했다.

외모는 다분히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 머리숱도 유전된다. 부모가 머리숱이 많으면 자식도 많다. 탈모는 스트레스성 원형탈모, 빈혈, 당뇨 등 질환에 의한 탈모를 제외하고는 유전이 많다.

남성형 탈모(흔히 대머리)의 경우 부모에게 없다면 조부모에게 대머리가 있기 마련이다. 곱슬머리, 새치도 유전이다. 피부색, 머리색깔은 멜라닌 색소의 양이 좌우하는데, 유전에 의해 명도가 조절된다.

이른바 ‘살찌는 체질’도 마찬가지로 유전된다. 부모가 모두 비만이면 아이가 비만이 될 확률은 80%, 한쪽만 비만이면 40%, 부모가 모두 야윈 경우는 9%이다.

골격과 얼굴형도 집안사람들이 다 비슷하다. 부정교합, 들쭉날쭉 치열도 가족력을 따른다. 이 외에 눈이 큰 것, 귓불, 점, 주근깨, 코끝모양(둥근코, 화살코), 짝짝이 얼굴, 평발도 마찬가지다. 또 부모 눈이 모두 크면 아이 눈은 100% 크고 부모 중 한쪽만 눈이 크면 50%, 양쪽이 다 보통 눈이면 눈 큰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25%이다. 쌍꺼풀이 있는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부모 모두 쌍꺼풀이 있으면 62%, 한쪽에게만 있으면 42% 정도다.

이처럼 2세는 부모의 유전자가 어떻게 조합하느냐다. “공사비 견적이 꽤 나오겠는데? 돈 많이 벌어놔야겠다.” 간혹 친구들이 던지는 농담을 웃으며 넘기면서도 속은 좀 쓰리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열두 번도 더 바뀐다.” “어릴 때 못생긴 애들이 크면서 예뻐진다.” 이러한 어르신들 말씀을 위로로 삼고 있지만 유전자의 조합은 무작위로 결정되는 만큼 외모는 그야말로 복불복이란 생각이 든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