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부르튼 황 교수, 눈물 글썽이며 용서 빌어

  • 입력 2006년 1월 12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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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사과성명발표에서 황박사가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하는 황우석 교수[이훈구 기자] ▶눈물흘리는 황박사 연구원들 [연합뉴스]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사과성명발표에서 황박사가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대국민 사과 성명 발표하는 황우석 교수[이훈구 기자] ▶눈물흘리는 황박사 연구원들 [연합뉴스]
12일 창백한 얼굴로 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모여 있는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 들어선 황우석 교수. 잔뜩 부르튼 왼쪽 입술은 그간의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나타냈다.

이미 황 교수는 이날 아침 9시께 서울 강남 논현동 자택에 대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상태. 몰려든 수사관들에게 기자회견에 가져갈 노트북을 빼앗기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노트북에는 배아줄기세포 관련 서울대 조사위의 반박 자료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30분께 20여명의 연구원들과 함께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황 교수는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씀조차 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라며 전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이후 황 교수는 “류영준 전 연구원과 미즈메디에서 파견된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에게 완벽하게 속았다”며 “배반포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난자만 공급된다면 6개월 정도면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주장을 펼쳤다.

회견 막바지에 황 교수는 눈물을 글썽이며 “모든 비난은 저에게만 주시고, 우리 연구원들에게는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때 일부 여성 연구원들은 황 교수를 따라 울먹이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1시간30분여의 기자 회견을 마친 황 교수는 연구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주차장에 있는 검은색 테라칸 승용차에 몸을 싣고 회견장을 떠났다. 황 교수의 승용차 뒤로 방송 취재차가 따라 붙어 열띤 취재 경쟁을 이어갔다.

한편 이날 회견장을 찾은 황 교수의 지지자들은 여전히 희망을 놓지 않은 듯 했다.

기자 회견 내내 ‘Pride of Korea’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황 교수를 응원하던 지지자들은 “논문 진위 여부를 떠나 배반포 성공 기술은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황 교수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하균 한국척수장애인협회 회장은 “오늘 회견으로 황우석 교수에 대한 모든 의심을 걷어내게 됐다”며 “배반포 수립 등 이왕 황 교수가 이뤄놓은 것들은 계속 연구돼야 한다. 황 교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다음 까페의 난자기증모임 운영자 김현미 씨는 “난자가 부족해서 재 실험을 할 수 없다면 얼마든지 제공할 의사가 있다”며 “우리는 황 교수가 섬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따라 가서 도와 드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황 교수의 ‘석고대죄’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시민 홍기섭씨는 “실험이 첨단이 될 수록 조작의 유혹은 더욱더 커지고, 이에 대한 감시 발견은 그만큼 더 어려워지기 마련”이라며 “이미 거짓말을 한 전력이 있는 황 교수에게는 어떤 기회도 다시 줘선 안된다”고 밝혔다.

홍정식 활빈단 단장은 “황 교수가 ‘황금박쥐’ 등 정치권과 결탁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석고 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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