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줄기세포도 ‘DNA 불일치’

  • 입력 2005년 12월 3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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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줄기세포 없었다”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왼쪽)이 29일 서울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맞춤형 줄기세포 없었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왼쪽)이 29일 서울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진위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황우석(黃禹錫) 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의 2004, 2005년 논문의 복제배아 줄기세포가 모두 체세포 공여자의 유전자(DNA)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인간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다는 황 교수팀의 연구 성과가 모두 허위로 판명 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줄기세포 원천기술도 없나=2004년 논문은 건강한 여성 1명의 체세포와 핵이 제거된 난자를 융합해 얻은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했다고 밝혔었다.

이 과정은 2005년 논문에 나오는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의 원천기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노정혜(盧貞惠) 서울대 연구처장은 29일 “2004년 줄기세포에 대한 분석 자료는 현재 모두 오지 않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본보 취재 결과 DNA를 분석한 3개 외부기관 가운데 한 곳이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DNA 불일치’라는 분석 결과를 통보했다.

다른 2곳의 검사 내용도 마찬가지라면 황 교수팀은 복제된 배아를 배반포기 단계까지 키우는 기술만 갖고 있는 셈이다.

노 처장은 이를 원천기술로 인정할지에 대해선 외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학계 일각에선 배반포기 양성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어서 배반포기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과정을 재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처장은 “황 교수팀이 추출해 보관 중이던 8종의 줄기세포를 분석한 결과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와 일치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 바꿔치기 있었나=조사위원회는 줄기세포가 없다고 했지만 황 교수팀 주장대로 줄기세포 바꿔치기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왜 언제 그랬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노 처장은 “바꿔치기가 있었는지 (그랬다면) 누가 왜 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사위가 밝힐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검찰이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미즈메디병원 노성일(盧聖一) 이사장은 19일 “황 교수가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는 다른 연구소에 많이 분양된 4번이나 6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도 “세포 배양을 해 본 사람들은 실제 바꿔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바꿔치기란 황 교수가 만들어 낸 말이다”라고 말했다.

노 처장은 “스너피가 근친교배로 태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스너피는 분류학적으로 아프간하운드종(種)에 속한다.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근친끼리 교배했다면 ‘아빠’와 핵유전자는 비슷하게,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스너피와 아빠의 유전자 일부만 비교해서는 복제 여부를 100% 확증하기 어렵다.

복제 소 영롱이는 어미소가 이미 죽어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하다.

황 교수는 수도권의 지인 또는 친척집 등지에 머물며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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