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분석 내달 발표]학계 “원천기술 최소한 반쪽은 있는듯”

  • 입력 2005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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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의뢰한 황우석(黃禹錫) 석좌교수 연구팀의 지난해와 올해 줄기세포 DNA 지문분석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original technology)’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은 크게 두 가지. 복제된 배아를 4, 5일 길러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배반포기에 이르게 하는 것이 첫 번째 기술이다. 이 배아 내부에서 세포 덩어리를 떼어낸 뒤 배양 과정을 거쳐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 두 번째 기술이다. 줄기세포는 특정한 조건에서 신경, 근육 등 다양한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

올해 사이언스지 논문에는 황 교수팀의 3가지 실험이 들어 있다. 시험관에서 줄기세포가 적절한 배양액으로 처리했을 때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 분화됐는지, 분화 초기에 줄기세포들이 뭉쳐 동그란 공 모양(배상체·embryoid body)을 형성하는지, 그리고 생쥐에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 다양한 세포로 분화되면서 종양(테라토마)이 형성됐는지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1개라도 체세포와 일치할 경우=조사위가 검사를 맡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8종 가운데 테라토마 실험을 거친 것은 2, 3번 두 종뿐이다. 이는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다. 남은 6종은 테라토마 실험이 수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1개라도 체세포 DNA와 일치한다면 줄기세포 자격을 어느 정도 갖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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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協 논문조작 관련자 제재논의
대한의사협회는 2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이종욱 위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주재로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에 관여한 의사들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박영대 기자

박세필(朴世必)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은 “만일 1개라도 시험관 분화와 배상체 형성이 확인된다면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는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이 있다고 판정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추출한 줄기세포만 DNA가 일치할 경우=조사위는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8종 이외에 지난해 추출한 줄기세포 1종의 검사를 의뢰했다. 만일 환자맞춤형 8종의 DNA가 체세포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남은 줄기세포 1종에 대한 검사 결과가 중요하다.

건강한 여성 1명에게서 얻은 체세포와 핵이 제거된 본인의 난자를 융합(복제)해 배아를 만들어 추출한 것이 지난해의 줄기세포다. 올해와 지난해의 실험 과정은 거의 같다.

서울대 수의대팀은 지난해 만든 테라토마 샘플을 서울대 조사위에 제출했다. 따라서 줄기세포, 체세포, 그리고 테라토마 3가지의 DNA가 일치하는지가 관건이다.

만일 일치한다면 황 교수팀이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얻는 원천기술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배아가 복제된 것인지, 난자가 자연발생(단성생식)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모든 줄기세포의 DNA가 불일치할 경우=모든 줄기세포의 DNA가 체세포 등과 일치하지 않아도 황 교수팀은 복제배아를 배반포기로 자라게 하는 기술이 있다. 황 교수팀은 복제배아가 배반포기 단계까지 진행되는 전 과정을 촬영한 사진을 갖고 있다. 복제배아는 미세바늘로 핵을 제거하기 때문에 수정란과 달리 찢어진 틈새가 있다. 이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황 교수팀 이외에 성공했다는 학계 보고가 없다.

5월 영국 BBC방송이 스코틀랜드 뉴캐슬대 연구팀이 복제배아를 배반포기 단계까지 만들었다고 보도했지만 아직 학계의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또 미국 생명공학 벤처회사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 로버트 랜저 박사팀은 복제배아를 8세포기까지 길렀지만 배반포기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황 교수팀이 복제배아를 배반포기까지 길러내는 노하우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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