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사람얼굴 이틀간 기억한다

  • 입력 2005년 12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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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사람 얼굴을 최소한 이틀간 기억해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에이드리언 다이어 박사 연구팀은 사람 얼굴 사진 4장을 붙여 놓고 이 가운데 1장에 당분을 발라 놓은 후 꿀벌을 유인했다. 당연히 꿀벌은 이 1장의 사진 위에 앉아 당분을 섭취했다.

연구팀은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해 꿀벌을 ‘훈련’시킨 후 1장의 사진에서 당분을 없앴다. 그러자 흥미롭게도 꿀벌은 여전히 다른 곳이 아닌 그 사진 위에 앉더라는 것. 또 이런 현상은 이틀이나 지속됐다고 한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실험생물학저널’ 2일자에 게재됐다.

다이어 박사는 “꿀벌은 인간에 비해 신경세포의 양이 0.01%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조건에서 사람 얼굴을 구별할 정도로 똑똑한 머리를 갖췄다는 게 놀랍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브라운대 미셀 타르 연구원은 “사람 사진이 아니라 감자를 사용했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꿀벌은 꽃밭에서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특정 꽃을 찾아낸다. 따라서 당분이 묻은 사람 사진은 꿀벌에게 ‘새로운 종류의 꽃’으로 보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 해도 당분을 없앤 뒤 이틀까지 기억할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받아들여진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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