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인슐린주사”… 윤지원교수팀 당뇨치료세포 양산

  • 입력 2005년 9월 26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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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가 주도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당뇨병 치료용 베타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고 베타세포를 이식해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 의대 로절린드 프랭클린 당뇨병연구소장 윤지원(尹址洹·70·사진) 교수는 25일 “일본 오카야마(岡山)대 고바야시 나오야(小林直哉) 박사팀과 함께 세계 최초로 사람 췌장의 베타세포와 기능이 매우 비슷한 세포를 시험관에서 대량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윤 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만든 세포를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이식해 병을 치료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연구 성과는 생명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25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고 이 저널 10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채택됐다.

연구팀은 정상인의 췌장에서 베타세포를 분리한 후 이 세포에 레트로바이러스 유전자를 넣어 무한히 증식할 수 있도록 조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포주(Cell line) 250개 가운데 하나가 체내 베타 세포와 거의 같은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카고대 의대 당뇨병연구소 전희숙(全喜淑·48) 박사는 “이 세포는 시험관에서 필요한 양만큼 증식시킬 수 있다”며 “동물에 이 베타세포를 이식하기 전에 바이러스 관련 유전자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2, 3년 후 이 베타세포를 당뇨병 환자에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획기적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미국과 프랑스의 유명 일간지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윤 교수는 30년간 당뇨병을 연구한 세계적 권위자로 미 국립보건원(NIH) 수석연구관, 당뇨병 분야 캐나다 정부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시카고대 의대 당뇨병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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