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무균성 수막염주의보…감기와 증세 비슷

  • 입력 2005년 6월 27일 03시 11분


병원 소아과마다 무균성 수막염에 걸린 어린이 환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전국적인 유행 조짐이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003년 유행 당시보다 환자 수가 더 빨리 늘고 있는 편이다.

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뇌막염, 수막염, 뇌수막염 등으로 불리지만 모두 같은 병이다. 높은 열과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하게 시작하지만 구토와 복통이 함께 나타난다.

심하면 목이 뻣뻣해져 고개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탈진해 잠만 자려 한다. 신생아의 경우에는 체온이 떨어지고 젖을 잘 먹지 않으며 구토를 하면서 기운 없이 늘어지는 증상을 보인다.

“예방접종을 했는데 왜 수막염에 걸렸느냐”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수막염은 발생 원인이 다양하다. 뇌수막염 백신은 세균성 뇌수막염의 원인인 ‘Hib균’ 감염만을 예방하므로 장 속 바이러스에 의한 무균성 수막염과는 무관하다.

대변을 가리지 못하는 아기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놀이방 등에서는 순식간에 바이러스가 퍼져 전염될 수 있으므로 유행 시기에는 데리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은 꼭 익혀 먹이고 정수기의 물도 반드시 끓여서 먹인다. 옷도 자주 갈아입히는 것이 좋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안정을 취하면서 체온을 조절하고 링거를 맞게 해 전해질을 공급해 준다. 세균성이 아니라는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항생제 투여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간혹 치료가 늦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7∼10일이면 완쾌되며 후유증도 거의 없다.

그러나 세균성 또는 결핵성 수막염도 증상은 같으므로 뇌척수액을 채취해 검사해야 한다. 세균성이라면 적절한 항생제를 빨리 투여한다.

척추에서 물을 뽑는다면 걱정부터 하기 쉽지만 뇌막염에 의해 불어난 뇌척수액을 뽑아주면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을지대병원 소아과 박호진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김동수 교수)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