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가 담긴 엑손(exon), 그리고 엑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인트론(intron)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한 가지 유전자는 여러 개의 엑손과 인트론을 갖고 있는데 유전자가 작동을 시작할 때 인트론은 떨어져나가고 엑손끼리 결합한다. 흥미롭게도 신체 조직에 따라 결합하는 양상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통증과 관련된 콕스(cox)라는 유전자는 엑손 수가 적어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콕스1과 엑손이 많은 콕스3 등이 있다. 콕스1은 몸 전체 세포에 존재하는 반면 콕스3는 뇌에서만 발견된다. 바로 이 점을 이용해 두통을 없애는 약이 개발돼 왔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진통제는 콕스3에만 결합한다.
최근 이화여대 분자생명과학부 이상혁 교수팀은 수학 알고리즘을 적용해 유전자의 길이를 단번에 알아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기존에는 조직을 직접 떼어내 유전자의 길이를 일일이 분석해야 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에 특정 유전자를 입력하면 조직별로 유전자의 길이가 자동으로 예측돼 신약개발에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 게놈 연구기관인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게놈센터에 국내 최초로 등록됐으며 과학전문지 ‘게놈 리서치(Genome Research)’ 1일자에 소개됐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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