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만한 '소행성' 지구 스쳐갔다

  • 입력 2004년 9월 30일 16시 04분


길이 4.6㎞, 폭 2.4㎞로 백두산만한 소행성 '4179 토타티스'가 29일 지구에서 160만㎞ 떨어져 스쳐 지나갔다고 BBC가 보도했다.

인터넷에서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날 오후 1시35분(국제표준시) 지구와 가장 근접한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4배인 160만㎞ 정도였다.

토타티스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160만㎞까지 근접하는 것은 천문학적 기준으로는 매우 가까운 것일 뿐 아니라 드문 현상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단 요먼스 지구인접 물체연구소(NEOPO) 소장은 "토타티스의 궤도는 매우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과 같은 근접현상은 앞으로 500년 정도 더 지나야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토타티스가 지구에 이 정도로 근접했던 과거 시기는 1353년이었으며 앞으로 2562년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989년 프랑스 과학자들이 발견해 켈트족 신의 이름을 따 토타티스로 이름붙인 이 소행성은 두 개의 암석 덩어리가 가느다란 목으로 연결된 이상한 형태와 독특한 자전 방식 때문에 태양계에서 가장 이상한 천체 중 하나로 간주됐다.

과학자들은 이 천체가 과거 맹렬한 충돌을 겪은 결과 자전축이 수시로 변하게 됨에 따라 하루 길이가 지구 기준으로 5.4일과 7.3일의 두 가지가 있는 독특한 성질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지구에 충돌하거나 근접하는 소행성을 파괴하거나 진로를 바꾸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돈키호테' 계획을, NASA는 소행성 '템펠 1'의 표면에 폭발물로 구멍을 뚫어 그 영향을 측정하는 '딥 임팩트' 계획을 각각 추진 중이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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