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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1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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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전문지 ‘네이처’는 5일 온라인뉴스에서 캐나다 위니펙 소재 담수연구소의 스티븐 퍼그슨 박사팀이 물개 고래 등 성기에 뼈(음경골)가 있는 전 세계 122종의 육식 포유동물을 대상으로 음경골의 크기를 조사한 내용을 소개했다.
연구 결과 음경골의 길이는 기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뜻한 지역에 사는 동물들은 주로 집단을 이뤄 생활하기 때문에 수컷들은 암컷과 교미하기 위해 자주 격렬한 몸싸움을 벌인다. 이때 승리를 위한 무기는 단연 몸집. 그래서 수컷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리기 위해 ‘몸만들기’에만 골몰했을 뿐 생식기는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 2300kg의 바다표범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동물에 비해 음경골이 작다.
이에 비해 추운 지역에서는 동물이 집단보다 개별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좀처럼 서로 만날 기회가 적다. 그래서 수컷들은 딱히 경쟁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 몸집보다는 음경골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예를 들어 북극 바다코끼리는 몸무게가 1700kg인데 음경골의 길이가 60cm에 달해 비슷한 덩치의 다른 종들 가운데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퍼그슨 박사는 “수컷의 정자가 난자에 잘 도달하려면 음경골이 길수록 유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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