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명의들의 척추 건강법]만능 치료법은 없다

  • 입력 2004년 1월 11일 17시 34분


지난 한 해를 대표하는 단어로 한국에서는 ‘우왕좌왕’이, 일본에서는 ‘호(虎)’라는 단어가 선정됐다. 만약 현대의학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를 하나 고른다면 무엇일까.

필자는 현대의학이 ‘근거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이라는 점을 감안해 ‘근거’와 ‘검증’이라는 단어를 꼽고 싶다.

근래 척추질환의 치료법에 대해 의사들 사이에도 의견이 대립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허리디스크 치료법의 하나인 ‘레이저 시술’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에서는 간편한 첨단시술이라고 얘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효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참 난감한 일일 것이다. 이 문제는 특정 치료법의 효능이 객관적인 검증과정을 거쳤는지에 관해 이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부적절한 치료는 어느 분야에나 있으며 단지 척추 분야에서 표면화되었을 뿐이다. 또 수술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부적절한 치료는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검증과정을 거쳤다고 반박하겠지만 관건은 검증과정에서 사용된 잣대가 과연 신뢰할 만한 객관적인 것인가 하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물을 보려고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그 치료법에 대해서 선입관 또는 편견을 가지고 있거나 그 치료를 통해서 직간접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의 잣대는 공정한 잣대가 아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

척추외과 의사에게 입문서와 같은 책자인 ‘매크냅의 요통’이라는 책에는 요통을 치료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아프리카에는 요통 환자도 별로 없다는 내용이 있다.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새로 시도되는 여러 가지 치료법들이 철저한 검증 없이 과장되게 소개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나 보호자들은 냉철한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도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부터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어떤 치료법이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것이며 어떤 것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인지 가늠하게 된다.

이춘성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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