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아스피린 신드롬'

  • 입력 2004년 1월 9일 14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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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신드롬이 불고 있다.

과거 비타민이나 영양제처럼 건강을 위해 매일 하루 한 알씩 복용하는 40대 이후 매니아 층까지 형성될 정도다.

이는 해열제로만 알려졌던 아스피린이 지난해 중반 이후 심혈관질환, 심근경색, 뇌졸중, 당뇨, 신경통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언론보도를 통해 집중되면서 시작됐다.

중장년층에게 위협적인 대부분의 질환을 '하루 한 알'로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아스피린이 만병통치약과 다름없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대기업 건설회사 부장인 강신광씨(48)는 "장기 복용으로 효과를 본 동료가 뇌졸중까지 예방해준다는 조언을 해 줘 지난해 연말부터 매일 하루 한 알씩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는 6개월 간 복용한 동료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고지혈증도 사라지는 등의 효과를 보자 격무에 시달리는 와중에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성인병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선택한 것.

경기 고양시 모 입시학원 강사 박모씨(49)는 "예전에는 동료 강사끼리 비타민이나 드링크를 나누어 마셨는데 최근에는 아스피린을 주는 게 일반화 됐다"며 "밤낮 없는 직업이라 성인병 예방을 위해 매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업체인 한국바이엘은 지난해 6월 식품의약품 안전청으로부터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

이 회사 구남주 과장은 "이는 하루 한 알 복용으로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각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최근 아스피린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아스피린 총 판매량은 4억2000만정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아스피린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속이 쓰리고 위 점막에 손상을 줘 위장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스피린은 지혈 작용을 방해하므로 월경이나 출산을 앞둔 여성, 수술을 앞둔 환자, 평소 코피를 잘 흘리거나 혈우병과 같은 출혈성 질환이 있는 환자 등은 복용을 피해야 한다.

또 드물지만 어린이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했을 경우 뇌와 간에 손상을 줘 의식 불명에 빠지는 '라이증후군'이라는 치명적 부작용도 보고 되고 있다.

그러므로 장기 복용할 때나 어린이, 임신 여성 등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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