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기관 매도 공세 인터넷株 ‘휘청’

  • 입력 2003년 8월 5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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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주가 최근 2, 3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의 대량 매물(賣物)을 맞고 비틀거리고 있다.

이렇다 할 악재는 없다. 다만 ‘그동안 주가를 밀어 올렸던 호재의 효과가 떨어진 것 같다’는 진단이다.

교보증권 김창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인터넷주 상승을 이끈 요인은 △실적 호조 △미국 일본 중국 등 외국의 인터넷 주가 약진 △외국인 순매수 지속 등이었다.

그런데 7월 중순의 2·4분기 실적 발표를 고비로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2·4분기 실적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지만 시장의 높은 기대 수준에는 못 미쳤다. 외국 인터넷 주가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한없이 사들일 것 같았던 외국인들이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넷주 상승세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았다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시각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팀장은 최근 나타난 외국인 매도세는 인터넷주 지분을 청산하는 수순이 아니라 이익실현 차원이라고 해석한다. 그에 따르면 인터넷주에 투자하는 외국 펀드는 몇몇에 불과하다. 이들은 대체로 NHN의 주가가 6만∼7만원대였던 4월 초 인터넷주를 대량 사들였다.

그 가운데 일부 물량을 주가 탄력이 떨어진 틈을 타 2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팔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도행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주요 인터넷 업체들이 8∼10월에 신규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해외사업도 착착 확장해가고 있다”면서 “사업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4·4분기가 되면 인터넷주는 또다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권 연구위원은 “돌발적인 호재가 없더라도 계절적 수요가 살아나는 10월은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미국 야후의 주가가 지난해 10월 초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뒤 급반등한 배경도 이런 인터넷 산업의 계절성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길게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인터넷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요즘 분할매수에 들어가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박재석 팀장은 “NHN 주가 17만원선이라면 저가(低價) 매력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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