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입' 사하프공보장관, 인터넷 스타로

  • 입력 2003년 4월 13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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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내내 특유의 강한 언사로 과장되게 이라크의 승전을 확언했던 모하메드 사이드 알 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이 컬트적 인물로 되살아났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그는 바그다드 함락 이후 종적을 감췄다. 대신 그의 팬 사이트가 등장했다. ‘이라크 공보장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WelovetheIraqiinformationminister.com)’으로 명명된 이 사이트는 초당 4000건 조회라는 접속 폭주로 13일 잠정폐쇄된 상태.

이 사이트는 미국인 콘 뉴전트와 그의 친구들이 8일 재미삼아 제작한 것으로 미 국방부 직원이 발견해 기자들에게 알렸다. 운영자들은 조만간 이 사이트를 새로 단장해 사하프 장관의 모습이 담긴 티셔츠와 머그컵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앞치마에는 그의 가장 유명한 캐치프레이즈가 된 “신은 지옥에서 그들(미국)의 위장을 구워버릴 것이다”는 문구가 새겨질 예정.

그러나 이 사이트는 바그다드가 함락되는 화면이 세계에 방영되는 동안에도 승리를 장담한 사하프 장관에 대한 조롱도 숨기지 않고 있다.

반면 아랍계 언론에서는 그의 유창하고 때로는 어이없이 허풍스러운 영어뿐 아니라 고풍스럽고 독특한 아랍어 구사를 분석할 정도로 그는 스타가 돼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사하프 장관만큼은 아니지만 이라크전쟁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또 다른 인물은 모하메드 알 두리 유엔 주재 이라크 대사. 그는 바그다드 함락 후 이라크 관리로서는 처음으로 “게임이 끝났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11일 두바이의 뉴스 전문 채널 알 아라비야와 가진 회견에서 “조국이 해방될 때까지 아랍 국가에 체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혼란에 빠진 이라크 현실을 얘기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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